[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전 세계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았던 금리와 물가가 잡혔습니다. 정작 금융시장은 오히려 화들짝 놀란 눈치입니다. 그토록 기다렸던 금리 하락이 오히려 경기침체 우려를 키우는 모습입니다. 국제유가, 달러인덱스 등 주요 지표들도 약세를 보여 당분간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전망입니다.
7일(이하 현지시간) 뉴욕 선물시장에서 미국채 10년만기 수익률은 소폭 상승해 4.148%로 마감했습니다. 하루 전까지 이어진 급락세를 멈춰 세운 반등이었으나 최근의 낙폭을 되돌릴 만한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10월 말일만 해도 4.926%였습니다. 이것이 11월 중순 4.5%대까지 내려왔고, 하순부터 다시 낙폭이 커지며 12월6일 4.114%까지 주저앉은 것입니다.
10월말 5%대였던 30년물도 지난 6일 4.220%까지 내려온 상황입니다. 장기채뿐 아니라 미국채 2년물 역시 지난달 13일까지 5%대에서 고공행진하다가 4.5%대까지 하락한 상태입니다. 1년만기 이하 단기물의 금리는 아직 5%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는 5.50%로 변함이 없는 상황에서 채권시장이 실물경제를 반년 정도 앞질러 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다만 시장금리 하락세가 확대되면서 시장 전문가들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예측도 앞당겨지고 있습니다. 7일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내년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55.4%라고 가리키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채권시장은 반색하고 있으나 주식시장의 표정은 어둡습니다. 미국의 긴축 종료를 기다리며 금리를 지켜봤으나, 막상 낙폭이 커지자 환호는커녕 경기침체 우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주식시장은 미국의 실물경기가 호전됐다는 소식에 울고 기대보다 못했다는 발표에 환호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달라졌습니다. 6일 미국의 민간고용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단 소식에 증시가 약세를 보였습니다. 국제유가(WTI)도 배럴당 70달러선을 깨뜨렸습니다. 70달러는 오랜 기간 지지선 역할을 했던 가격이라 술렁임도 컸습니다.
이와 같은 변화를 경기침체의 신호로 바라볼지 안정 과정으로 해석할지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달러인덱스는 7일 103.609를 기록했습니다. 팬데믹 극복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규모의 달러를 발행하고도 작년 말과 올해 초까지 110 위에서 고공행진한 것이 비정상이었기에, 달러인덱스의 하락을 우려로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배경을 경기침체 우려로 해석한 보도가 많았으나 또 다른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2000달러 부근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유가 또한 다음 지지선이 될 60달러가 깨질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다만 정상화의 과정에서 중국이 큰 변수가 될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최근 무디스는 중국의 신용등급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춰 평가했습니다. 중국 지방정부들이 발행한 채권이 화약고가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과연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떠난 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한 구애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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