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유진의 회장님 돋보기)김이배 제주항공 사장의 '선택과 집중'
항공업계 30년 경력 '전략·재무통'…중단거리 노선 강화 및 항공화물 사업 투트랙
어두운 구름 뚫고 푸른하늘…'운외창천' 제시하며 사업 다각화 고공비행
3년차 직원 대상 소통 티타임 경쟁 치열
2023-12-04 06:00:00 2023-12-04 06:00:00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김이배 제주항공 사장은 '선택과 집중'의 경영 철학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처했을 당시 제주항공의 정상화를 이끈 CEO로 꼽히는데요. "저비용항공사(LCC) 맹주가 되겠다"고 선언한 뒤 실적 턴어라운드 구간에 진입한 상태입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김 사장의 처방전은 중단거리 노선 경쟁력 강화와 항공화물 사업 진출이라는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틈새시장 공략을 통한 수익성 개선인 셈이지요. 제주항공의 핵심 노선인 일본 노선은 올 1분기에만 국적항공사 전체 수송객 386만명 중 84만명을 수송하며 22%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김이배 제주항공 사장.(사진=연합뉴스)
 
동남아 노선에서도 경쟁우위를 확보했는데요. 태국 노선에서 국적항공사 전체 수송객 91만9000명 중 21만9000명을 수송해 24%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필리핀 노선에서 국적항공사 전체 수송객 70만명 중 20만명을 수송해 30%의 시장점유율로 두 지역 모두 국적항공사 2위를 차지했습니다.
 
제주항공의 중단거리 노선 중심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재무 체질을 급속히 개선했습니다. "핵심 경쟁력을 갖기 위해 가장 잘하고 자신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김 사장의 지론이 반영된 건데요. 
 
지난해 6월 "가장 경쟁력 있는 부문(중단거리 노선)에 힘을 쏟겠다"고 언급했을 때부터 밝힌 경영 비전을 실행에 옮겨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동시에 제주항공은 항공화물 사업에 진출해 실적 개선에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앞서 제주항공은 LCC 중 처음으로 B737 화물 전용기 화물 운영한 바 있는데요. 
 
항공화물 사업은 화주를 상대로 하기 때문에 신규 사업자에게는 진입장벽이 높고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특히 코로나19 엔데믹으로 화물 운임이 주춤하고 있는데도 김 부사장이 화물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수익창구를 다변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됩니다.
 
제주항공이 재무구조 개선에 성공한 배경에는 '전략 및 재무통'으로 평가받는 김 사장의 이력이 녹아있다는 평가입니다. 
 
1965년생인 김 부사장은 1988년 아시아나항공 설립 당시부터 함께한 초기 멤버로 30년 간 근무하면서 전략기획담당 임원, 미주지역본부장, 경영관리본부장 등을 지낸 '항공업 전문가'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유례없는 위기에 직면했던 2020년 6월 당시 제주항공의 구원투수로 등판했습니다. 
 
김이배 제주항공 사장.(사진=연합뉴스)
 
김 사장은 최근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는데요. 실적 회복과 신조기 도입을 꾸준히 추진해 제주항공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 게 승진 배경이라고 애경그룹 측은 설명했습니다.
 
김 사장은 직원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인 리더십을 펼치고 있습니다. 별도 일정이 없을 때는 김포공항 근처에 있는 롯데몰 김포공항점에  자주 방문해 직원들과 식사를 한다고 합니다.
 
업무 스타일은 주변 의견을 경청하고 결정을 내리는 편이라고 하는데요. 실무자 의견을 중시해 보고를 받을 때 본부장급을 비롯해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자까지 부른다고 합니다.
 
재계 관계자는 "김 사장은 어떤 보고를 받아도 핵심을 빠르게 파악하는 리더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최적의 판단을 내리는 스타일"이라며 "두루 의견을 듣다보니 합리적이고 무리한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적은 편"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렇다보니 직원들 사이에서 김 사장의 인기가 좋다고 합니다. 또다른 관계자는 "3년차 직원들을 대상으로 수시로 소통 티타임을 진행하는데, 선발되기 위해 직원들의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습니다
 
김 사장은 올해 새해 인사말에서 '운외창천(雲外蒼天·어두운 구름 밖으로 나오면 맑고 푸른 하늘이 나타난다)'을 강조했는데요. 중단거리 핵심 노선 경쟁력 회복과 재무구조 개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LCC의 생존 전략 모색, 미래 상황에 대처키 위한 대응 역량 강화 등 그의 앞에는 다양한 과제가 놓여있습니다. 구름을 넘어 푸른 하늘을 향한 김 사장의 경영 행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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