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김영섭 KT 대표가 지난 8월말 취임 이후 첫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했습니다. 탈 카르텔과 조직슬림화가 특징으로 요약됩니다. 정부로부터 낙인찍힌 이권카르텔 해체를 위해 구현모 전 대표의 라인으로 분류되는 주요 부문장을 교체했으며, 법무·윤리·경영지원 부문장은 외부전문가로 영입했습니다. 중복 성격의 조직을 통합하고, 특히 상무급 임원을 20% 축소했습니다. 쇄신에 중점을 둬 '디지털 혁신 파트너' 비전을 이루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KT는 30일 2024년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했습니다. 김영섭 대표는 "디지털 혁신 파트너로 도약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고객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KT그룹 임직원과 함께 총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준법경영 강화한다는 KT…외부 인사 적극 영입
KT가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의 첫 번째 키워드로 내세운 것은 준법경영 강화입니다. 그간 논란이 됐던 사법 리스크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취지인데요. 법무, 윤리(감사), 경영지원 부서장을 외부 전문가로 영입하고 그룹사의 경영·사업리스크에 대한 관리와 조정을 강화한다는 계획입니다. 법무실장에는 검사 출신 변호사(법무법인 대륙아주)인 이용복 부사장을, 경영지원부문장으로는 신문방송학 교수 경력을 보유하고 임현규 부사장을 영입했습니다. 전임 대표 시절 영입됐던 법무실장과 전임 대표 핵심 인사 자리였던 경영지원부문장을 모두 외부 인사로 채웠습니다.
법무실장인 이용복 KT 부사장(왼쪽), 경영지원부문장인 임현규 KT 부사장. (사진=KT)
기술혁신부문(CTO)를 신설하고, 이 자리도 외부 인사로 채웠습니다. CTO는 기존 IT부문과 융합기술원을 통합한 것으로, 연구단계에서 서비스 구현까지 기술개발 전 과정의 혁신을 위해 마련했습니다. 인공지능(AI) 핵심 기술 역량 강화를 통해 B2B 시장 성장을 가속화 한다는 방침입니다. CTO로는 오승필 부사장을 영입했습니다.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현대카드·커머셜을 거친 IT전문가입니다. CTO 산하에 기존 AI2XLab과 외에도 AI Tech Lab을 신설했습니다. 클라우드·AI·IT 분야의 역량을 집중한 KT컨설팅그룹도 만들었습니다. KT컨설팅그룹장에는 정우진 전무를 영입했습니다. 정 전무는
삼성에스디에스(018260)(삼성SDS),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웹서비스를 거쳤으며, 김영섭 대표가 LG CNS 대표 재직 당시에도 합을 맞췄던 인물입니다.
트랜스포메이션부문 해체, 조직개편도 '탈 카르텔'
카르텔 색을 빼기 위한 조직 개편도 진행됐습니다. 트랜스포메이션부문 해체가 대표적입니다.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은 지난 2021년 그룹 사업 전략 수립과 국내외 투자,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조직으로 신설됐습니다. 이전엔 윤경림 전 KT 사장이 부문장을 역임했는데, 윤 전 사장은 전임 대표와 함께 현대차 보은 투자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인물입니다. 김영섭 대표는 CEO 직속으로 있던 트랜스포메이션부문을 해체하고 본사 스탭 조직은 최고전략책임자(CS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인사책임자(CHO)로 꾸렸습니다. CSO에는 다년간 전사경영전략 수립을 바탕으로 커스터머 전략부서를 리딩하고 있는 박효일 전무를 보임했고, CFO에는 BC카드, 케이뱅크 등 금융 그룹사에서의 CFO 경력을 보유한 장민 전무를 중용했습니다. CHO에는 인사와 기업문화, 커뮤니케이션 전략 부서를 두루 거친 고충림 전무를 확정했습니다.
사업부서는 커스터머·엔터프라이즈·전략신사업·네트워크·CTO로 재편했습니다. 커스터머부문장에는 직무대리였던 이현석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B2C 마케팅총괄 역할을 맡게 됐습니다. 네트워크 전문가인 대구·경북광역본부장 안창용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엔터프라이즈부문장으로 보임됐습니다. 사업부서 부문장이 전격 교체된 가운데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만 자리를 지키게 됐습니다. 서창석 부문장을 올해 사내이사로도 선임된 바 있습니다.
KT 광화문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상무보 이상 임원 20% 축소
조직개편과 인사의 두 번째 키워드는 조직슬림화로 볼 수 있습니다. 2023년도 인사가 적체된 영향으로 임원급 인사에서 칼바람이 불 수 있다는 전망도 지속해 나온 바 있는데, 김영섭 대표는 상무보 이상 임원을 20% 이상 축소하는 강수를 뒀습니다. 상무 이상의 임원은 98명에서 80명으로, 상무보는 기존 312명에서 264명으로 규모를 대폭 줄였습니다. KT는 "고객 지향적인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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