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도 꺾였다"…상승세 멈춘 아파트값
강남구 -0.02% 기록…7개월 만에 하락
내년 하락세 전망…"경제 회복 없이 반등 불가"
2023-11-27 16:35:52 2023-11-27 16:35:52
 
[뉴스토마토 백아란·김성은 기자] 부동산 시장 가늠자로 여겨지는 강남 아파트값이 꺾였습니다. 회복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값은 수요 감소로 오름폭을 크게 줄이면서 하락 전망까지 나옵니다. 고금리와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감 등으로 실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지며 부동산 시장이 2차 조정기를 맞는 모습입니다.
 
27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 따르면 이달 셋째 주 수도권 아파트값 변동률은 0.01%를 기록하며 보합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전국 아파트값은 19주 만에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으로 전환됐습니다.
 
서울 아파트값도 상승세가 둔화한 0.03%로 집계됐습니다. 올해 5월 말부터 상승세를 탄 서울은 8월 0.14%까지 오름폭을 늘렸지만 다시 보합에 가까워졌습니다.
 
정부의 전방위적인 규제 완화와 특례보금자리론 등 대출 지원에 힘입어 아파트 시장 지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불과 2~3달 전까지 집값 바닥으로 인식됐는데요.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동향을 보면 추석 이후 꾸준히 상승분을 반납했다"면서 지난달 들어 다시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강남 3구 '흔들'…수억원씩 빠져
 
특히 강남구의 경우 -0.02%를 보이며 7개월여 만에 하락 전환했습니다. 서울을 비롯해 전국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강남이 하락함에 따라 시장이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실제 강남구 주요 아파트 단지에서 하락 거래가 발생했는데요. '타워팰리스1차' 전용면적 164㎡는 10월 9일 49억7000만원(58층)에 거래돼 최고가를 찍었지만 21일 6억4000만원 떨어진 43억3000만원(18층)에 팔렸습니다.
 
'디에이치자이개포' 전용 63㎡는 10월 최고가 22억4500만원(10층)에서 이달 21억9700만원(25층)으로 4800만원 하락 거래됐으며, '개포래미안포레스트' 전용 59㎡는 직전 거래 20억3000만원(20층)에서 18억9800만원(11층)으로 1억원 넘게 떨어졌습니다.

(표=뉴스토마토)
 
강남 3구인 서초구와 송파구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서초구 '방배현대홈타운1차' 전용 59㎡는 지난 15일 13억1000만원(4층)에 팔렸는데 이는 직전 거래가격 14억8000만원(6층)보다 1억7000만원가량 낮은 수준입니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의 경우 지난달 25억9000만원(26층)에서 이달 9일 동일층이 24억1000만원에 손바뀜됐습니다.
 
현재 서울 부동산 시장은 매도자와 매수자의 가격 격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관망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시중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부담 증가로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거래량도 줄어든 실정입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는 2294건(11월 27일 기준) 거래됐습니다.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매월 3000건대를 기록했으나, 지난 2월(2454건) 수준으로 회귀했습니다. 아직 10월 매매거래 신고기간이 남았지만 크게 증가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내년 아파트값 더 떨어질 것"
 
전국 주택시장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서울도 힘을 못 쓰면서 하락 전환은 시간문제라는 평가입니다. 고금리, 경기 침체 등 대내외적 경제상황이 불확실한 가운데 내년 아파트 시장 전망도 어둡습니다.
 
김 소장은 "금리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규제 완화 등 추가적인 대책이 없어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진 것"이라면서 "거시적인 경제 환경이나 불확실성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집값의 반등이 쉽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국 집값의 경우 특례보금자리론과 같은 대출 상품 축소와 고금리가 영향을 미쳤다"면서 "강남이나 서울 집값이 약세를 보이면서 이에 대한 여파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내년에는 아파트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권대중 서강대 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고금리가 이어지며 수요자 부담이 늘고 고유가, 고환율까지 더해져 내수경제 회복이 어렵다는 점은 집값 하방압력으로 작용한다"면서 "부동산 시장 하락세는 이제 시작으로 빨라야 내년 하반기 미국의 금리 인하 이후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추후 서울 아파트값 하락세는 더 확대될 수 있다"면서 "경기 지역의 서울 편입이 가시화될 경우 분산효과로 인해 서울 집값을 끌어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백아란·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