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유진·김소희 기자]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과 달리 4분기 제조업 경기에 대한 '잿빛 전망'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내수·수출 전망치가 전분기에 이어 더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설비투자·고용의 동반 하락도 예상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경제 활력에 영향을 미치는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는 등 취업 침체 장기화를 맞고 있습니다.
15일 산업연구원(KIET)이 공개한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제조업은 시황(95)과 매출(97) BSI가 전분기 대비 보합하면서 여전히 100을 넘기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BSI는 0~200 범위에서 산출되며 100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증가(개선)를, 0에 근접할수록 감소(악화)를 의미합니다.
4분기 제조업 '암울'…"비용 부담"
더욱이 내수는 95, 수출은 97로 집계돼 기준점인 100을 하회했습니다. 내수와 수출 모두 전 분기 대비 보합으로 사실상 안갯속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설비투자는 98로 전분기보다 3포인트 하락했습니다 고용지수는 100으로 4분기만에 동반 하회한 전망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유형별로 보면 ICT는 93으로 전분기보다 2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신산업(106)과 대형업체(103)는 100을 상회했습니다. 반면 기계부문(98), 소재부문(98), 중소업체(97)는 기준선을 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4분기 매출 전망 BSI는 디스플레이(97)와 조선(99), 화학(97) 등 업종에서 100을 하회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분기 대비로는 철강(97), 섬유(95), 가전(96), 자동차(98), 일반기계(97) 등을 제외한 다수 업종에서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15일 산업연구원(KIET)이 공개한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제조업은 시황(95)과 매출(97) BSI가 전분기 대비 보합하면서 여전히 100을 넘기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래픽은 '현 경영활동 상의 부정적 요인' 설문 결과. (그래픽=뉴스토마토)
국내 제조업체들은 경영활동에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고물가에 따른 '비용 부담의 가중(66%)'을 꼽았습니다. 이어 고금리 부작용(40%), 수요 둔화·재고 누증(36%) , 대외 공급망 불안(24%)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청년 취업도 '악화일로'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3년 9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15~29세 청년층 인구 대비 고용률(46.5%)은 1년 전보다 0.1%포인트 하락하는 등 8개월째 내리막을 걷고 있습니다.
20대 취업자는 11개월째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0~29세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8만6000명 줄었습니다.
지난달 29세 이하 고용보험 가입자 수도 전년 동월 대비 2만6000명 줄었습니다. 29세 이하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전 연령층 중 유일하게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7만2000명 줄어든 상황입니다. 이는 9개월 감소세로 지난 4월 9만7000명 감소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전자부품 제조의 감소 폭이 확대됐기 때문입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전자부품 제조 부문에서 감소 폭이 커진 영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일자리전담반(TF) 제10차 회의'를 통해 "유가 변동 폭 확대, 고금리 장기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고용 리스크 요인을 예의 주시하며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5일 산업연구원(KIET)이 공개한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제조업은 시황(95)과 매출(97) BSI가 전분기 대비 보합하면서 여전히 100을 넘기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사진은 취업박람회에서 면접을 보는 구직자들. (사진=뉴시스)
"제조업 현장, 일하고싶게 바꿔야"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구가 출어서 취업률이 좋지 않다는 것은 하나의 팩트이긴 하나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용해 취업률이 하락한 것"이라며 "그 요인들 중 어떤 것이 크게 작용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어 "현재 인구 감소와 청년 취업률 문제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상황인데, 인과관계로 이어지는가는 좀 더 살펴봐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계 다른 나라들도 밸류 체인이 많이 망가져있는 상황"이라며 "(제조업을 대신할) 신산업을 우리가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이 있지만, 기존 제조업에 뭔가를 붙여 새로운 걸 내야 한다. 사양산업을 제외하고 살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김기홍 경기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우리나라 인력이 제조업 현장 취업을 기피하기 때문에 외국 인력을 채용하게 되는 것은 현실"이라며 "우선 우리나라 인력이 일을 하고 싶게끔 현장 근무 환경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세종=김유진·김소희 기자 y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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