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종목 집중투자' 고순도 ETF 속속 등장
SOL 자동차·조선 TOP3, 세 종목에 75% 비중 실어
2023-10-17 06:00:00 2023-10-17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그 안에서도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경쟁이 치열합니다. 특히 ETF 시장에 한발 늦게 뛰어든 자산운용사 후발주자들이 톡톡 튀는 상품을 선보이며 승부하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정책으로 금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각종 채권에 기반한 ETF를 내놓는가 하면 금리에 파생투자를 결합한 새로운 인덱스를 추종하는 신상품을 출시했습니다. 
 
한편으론 공격적인 성향을 지닌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 만한 상품도 크게 늘렸습니다. 특정 업종과 섹터에 집중 투자가 가능한 ETF 상품이 크게 늘었습니다. 아무래도 전체 시장을 추종하는 코스피200 등과 같은 대표지수 ETF보다는 특정 섹터 ETF가 더 공격적일 수밖에 없는데, 해당 섹터 안에서도 일부 종목에 비중을 많이 싣는 ETF가 등장한 것입니다. 
 
섹터 내 톱3에 집중
 
최근 상장한 SOL 자동차 TOP3플러스와 SOL 조선 TOP3플러스 ETF가 대표적입니다. 신한자산운용의 ETF 브랜드 ‘SOL’을 달고 나온 두 ETF는 지난 5일 동시 상장했습니다. 에프앤가이드가 만든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이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세 종목에 집중투자합니다. 물론 세 종목 외에 ‘플러스’에 해당하는 다른 종목들도 있습니다. 밸류체인 내 10종목에 투자하되 상위 종목에 집중합니다. 구체적으로, 펀드자산을 4분의 1씩 나누어 세 종목에 각각 25%씩 비중을 싣고, 나머지 종목을 합쳐 25%를 투자합니다. 
 
SOL 자동차 TOP3플러스의 경우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가 집중 투자 대상입니다. 상장 후 주가 변동으로 지금은 현대모비스 비중이 조금 더 커진 상태이며 그 다음이 기아, 현대차입니다.
 
나머지 종목들도 자동차 섹터에서 흔히 보던 부품사들은 아닙니다. 투자 비중에서 현대차 다음인 7.2%의 비중이 실린 종목이 LG전자입니다. 가전에서 자동차로 영역을 넓혀 전장사업을 하는 기업입니다. LG전자 외에도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전장기업 주식을 적지 않게 편입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기술력이 첨단화될수록, 또 전기차의 등장으로 차에 필요한 전자제품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관련 매출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한 것입니다. 
 
반면 자동차와 떼려야 뗄 수 없는 타이어 기업들은 하나도 포함되지 않은 것이 눈에 띕니다. 일부러 뺐다는 게 정확한 표현입니다. 신한자산운용은 국내 타이어 기업들은 해외 톱티어 타이어 업체들에 비해 열위에 있으면서 가격 경쟁력에선 중국 업체에 뒤져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제외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SOL 조선 TOP3플러스는 실질적인 국내 최초의 조선 섹터 ETF 상품입니다. 이 ETF가 나오기 전까지는 조선섹터에만 집중하는 ETF는 전무했습니다. 
 
조선업 관련 ETF 중 초기에 상장한 TIGER 200중공업과 KBSTAR 200중공업 ETF는 똑같이 코스피 200중공업지수를 추종하는데 여기엔 조선업체 외에도 두산밥캣, 현대로템, 씨에스윈드 등 다른 산업에도 다리를 걸친 중장비 기업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나중에 상장한 HANARO Fn조선해운 ETF는 해운업체들이 포함돼 조선 섹터에 특화된 ETF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해운산업에 함께 투자해 좋은 점도 있겠지만 ‘순도’ 높은 조선업 ETF는 아닙니다.
 
이번에 상장한 SOL 조선 TOP3플러스는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HD한국조선해양이 TOP 3입니다. 국내 최대 조선업 그룹 중에서 사업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이 아니라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을 선택했다는 것이 특징적입니다. 물론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도 각각 8%대 비중으로 포함돼 있습니다. 이외에 HSD엔진 등 주요 조선기자재 업체들도 편입돼 있습니다. 
 
후발 운용사들이 내놓은 신규 상장 ETF의 또 다른 특징은 기존 상품보다 보수율이 낮다는 점입니다. 이미 관련 상품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선택받기 위한 노력이겠죠. 
 
투자목적 뚜렷해야 혹하지 않아
 
ETF를 분산투자 목적이 아니라 개별 주식종목처럼 매매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타깃을 좁히는 것이어서 투자 리스크도 그만큼 크지만, 이들에겐 특정 섹터와 밸류체인 노출도가 클수록 투자목적에 부합하게 됩니다. 연금 주식계좌 등으로 관심 있는 일부 업종 및 섹터 ETF로 포트폴리오를 꾸려 투자하는 경우에도 해당 분야 노출도가 큰 ETF를 활용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반대로, 다른 종목들이 조금 섞여 있더라도 어차피 성과는 비슷하게 움직일 거라 예상하는 투자자라면 보수율이 조금이라도 낮은 상품을 고르는 편이 낫습니다. KBSTAR 200중공업의 총보수는 0.25%로 다른 조선업 투자 ETF들보다 장기투자에 어울리는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현재 주식시장에 상장된 ETF 종목수는 774개로 증가했습니다. 매일 같이 쏟아지는 ETF 신상품에 혹하지 않으려면 투자자 본인의 성향과 투자목적을 확실하게 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목적과 그에 맞는 방법이 뚜렷하지 않으면 쏟아지는 신상품에 휘둘릴 위험이 커지기 마련입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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