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추석 연휴 이후 주요 물가 품목 가격이 요동칠 수 있다는 관측이 커지면서 하반기 서민 물가를 향한 시름이 더욱 가중될 전망입니다.
특히 주요 산유국의 감산 여파로 국제유가 가격까지 치솟으면서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과 함께 물가 상방 압력은 매서워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3일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에너지기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중 4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결정합니다. 앞서 한국전력은 지난달 18일 정부에 4분기 전기료 인상의 필요성을 담은 연료비 조정 단가 산정 내역을 제출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재부와 산업부는 4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 놓고 막판 고심 중입니다. 우선 정부는 전기요금 책정의 기반이 되는 연료비 조정단가를 5원으로 동결한 상태인데, 전기료 인상의 핵심이 될 기준 연료비를 포함한 최종 전기요금 인상 여부는 아직 결정되는 않은 상황입니다.
특히 한전은 지난해 12월 정부가 국회에 보고한 대로 분기별 최소 ㎾h당 13원 이상의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여름철 냉방기 사용에 따른 국민 부담을 고려해 3분기 전기료를 인상하지 않은 만큼 47조원 누적 적자 해소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설명입니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시중 한전채는 69조5000억원 규모로 집계됐습니다. 한전은 막대한 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습니다. 손실이 클 경우 내년 한전채 발행 한도는 65조5000억원으로 한도 초과 우려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습니다.
더욱이 치솟는 국제유가는 큰 변수입니다. 지난 7월 사우디아라비아의 하루 100만 배럴 원유 자발적 감산을 시작으로 연일 국제유가가 치솟고 있습니다. 세계 3대 유종인 서부텍사스유, 두바이유, 브렌트유 모두 지난 9월 90달러 선을 넘어섰고, 배럴 당 100달러를 가시권에 두고 있습니다.
치솟은 국제유가는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 상승세를 견인하며 소비자 물가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국 평균 휘발윳값은 1800원, 경유는 1700원에 인접한 모습입니다. 석탄 및 석유제품의 생산자 물가는 11.3% 크게 늘었고, 전체 공산품 물가도 1.1% 상승했습니다.
최근 생산자물가가 두 달 연속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하반기 물가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지난 8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달보다 0.9% 오르며 지난해 4월 이후 1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 폭을 기록했습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내림세를 보이다, 지난 7월(0.3%) 상승 전환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올랐습니다.
생산자물가가 오른 이유는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석유제품의 물가가 크게 오른 탓입니다. 정부 안팎에서는 석달 연속 오름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생산자물가가 한두 달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결국 하반기 물가 상승은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하준경 한양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국제유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에 하반기 물가 상방 압력은 더 거세지지 않겠냐고 보고 있다"며 "여기에 전기요금 역시 늘어나는 한전의 적자 규모만 놓고 본다면 인상 요인이 더 크다"고 말했습니다.
3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관계부처 간 논의를 거쳐 이달 중으로 4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오피스텔 건물의 전기계량기 모습.(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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