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정비사업 시동)닻 오른 여의도 수주전
한양·공작아파트, 내달 시공사 입찰
현대·대우·포스코이앤씨 출사표 전망
최대 규모 시범아파트 대기…수주전 후끈
2023-08-30 06:00:00 2023-08-30 06:00:00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서울 여의도 노후 아파트 재건축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수주전이 본격화됐습니다. 국제금융지구로 조성되는 여의도 내 아파트들은 고층 개발 계획으로 수익성은 물론 상징성까지 다분해 건설사들의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입니다. 첫 깃발을 꽂을 건설사가 어딘지 이목이 집중됩니다.
 
3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시행을 맡은 KB부동산신탁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내달 20일까지 받습니다. 마감시간까지 입찰참여 의향서 등을 비롯해 입찰보증금으로 현금 50억원과 이행보증보험증권 100억원을 제출해야 합니다.
 
지난 1975년 588가구 규모로 준공된 한양아파트는 지하 5층~지상 최고 56층, 5개동, 956가구로 재건축돼 상업, 오피스, 주거가 결합된 국제금융 특화 단지로 거듭나게 됩니다. 여의도 재건축 아파트 중 가장 속도가 빨라 '1호 재건축' 단지로 꼽힙니다.
 
고층 건물이 즐비한 여의도 전경. 여의도 내 노후 아파트들이 초고층 단지로 거듭날 전망입니다. (사진=김성은 기자)
 
이달 1일 열린 현장설명회에서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호반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효성중공업, 화성산업 등 11개사가 모습을 보였습니다.
 
업계에서는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 '오티에르'를 내세워 맞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건설업계 맏형으로 여겨지는 현대건설은 강남 요지에 디에이치 단지를 준공하며 시공 실적을 쌓고 있습니다. 일대 환경정화 활동을 펼치고, 글로벌 건축 디자인 회사 SMDP와의 협력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포스코이앤씨는 여의도 랜드마크 건물인 '파크원'과 '더샵 아일랜드파크' 시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여의도 재건축 첫 수주전에서 처음 깃발을 꽂는 건설사는 이후 진행될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공사 선정 줄줄이 대기…"고급화·공사비 관건"
 
파크원 바로 옆에 자리한 공작아파트 373가구도 지하 5층~지상 최고 49층, 3개동, 570가구 아파트로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입찰 마감일은 내달 21일입니다.
 
지난 4일 현장설명회에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대형건설사 8개사와 호반건설, 금호건설, 효성중공업, 화성산업 등 총 12개 건설사가 참석했습니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의 입찰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시공능력평가 1위 삼성물산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집니다. 그동안 정비사업에 보수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 '래미안'의 미래 청사진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여의도, 강남, 성수 등에 새로운 상품을 제안해 주택시장을 선도하고자 한다"고 언급했기 때문입니다. 래미안의 브랜드 파워를 고려하면 삼성물산의 움직임이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표=뉴스토마토)
 
앞으로 여의도 재건축 수주전은 점점 달아오를 전망입니다. 여의도 내 최고령이자 최대 규모인 시범아파트가 내년 시공사 선정에 나설 것으로 관측됩니다. 지난해 11월 최고 65층, 2500여가구로 개발하는 신속통합기획안 확정으로, 추후 63빌딩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습니다.
 
이 밖에 재건축 정비구역 지정을 앞둔 수정아파트가 내년 시공사 선정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교, 삼부, 진주, 목화, 미성, 광장 아파트 등도 재건축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서울시가 여의도를 국제금융 중심지로 만들 밑그림을 그린 데다 용적률 상향에 따른 초고층 아파트 시대가 열리면서, 여의도는 수익성과 상징성을 모두 갖춘 알짜 입지로 통합니다.
 
건설사들은 여의도에 랜드마크 아파트를 세우기 위한 물밑 작업으로 분주한 상황입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여의도 주민들의 눈높이를 맞춰 고급화를 제안하는 동시에 적절한 공사비를 제시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무턱대고 들어갔다고 큰 리스크를 안을 수 있어 건설사들이 계산기를 열심히 두드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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