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올해 장마철 폭우로 1300대가 넘는 차량이 침수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차량 침수로 인한 손해액이 급증할 경우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안정권 인데다 손보사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보험료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보험업계는 올해 집중호우로 인한 추정 손해액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상청은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이달 중순과 8월 중순 강수량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시기 엘니뇨 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데요. 열대 동태평양의 표층 수온이 평년에 비해 높은 현상을 말하는 엘니뇨는 태풍과 집중호우를 초래합니다. 올해는 평년 대비 수온이 2도 이상 높아지는 '슈퍼 엘니뇨'가 예고되고 있어 그 피해는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차량 침수 피해 증가와 연결되는 것이 자동차보험료 인상인데요. 손해보험사들은 올해 초 보험료 인하에 이어 차량 침수에 따른 손해액이 늘면 손해율이 오를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올해 초 주요 보험사들은 2월 책임개시하는 자동차보험 계약부터 2.0~2.5% 가량의 보험료를 인하한 바 있습니다.
자동차보험의 원가에 해당하는 정비수가도 정비업계의 요구로 2.4% 올랐는데요.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정비수가가 오르면 자동차보험을 운영하기 위한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에 보험료도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올 6월까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0%대 아래에 있다"며 "침수피해 등으로 손해액이 증가하고는 있지만 손해보험업계가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상반기까지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롯데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77.3%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시장점유율 9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5대 손해보험사들 손해율이 모두 80%를 밑돌았습니다. 삼성화재는 77.4%,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이 각각 77.3%, KB손해보험은 76.9%, 메리츠화재는 76.7%로 나타났습니다. 통상 자동차보험 손해율 80%선을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인하 이야기를 하기엔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추이를 더욱 지켜봐야겠지만 보험료를 인상할 수준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며 "자동차보험료는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보험요율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연일 이어지는 호우로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사진은 집중호우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 지하차도 현장. (사진 = 뉴시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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