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미국채 ETF 지금부터 분할매수
미 CPI 예상치 하회…연준 금리 올려도 시장 기대감 앞서
국내 환헤지 ETF 활용… 일본 ETF로 환차익까지
2023-07-14 02:00:00 2023-07-14 02: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미국이 또 기준금리를 올릴 예정입니다. 추가 인상 가능성도 있다 보니 채권금리는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한편에선 금리 정점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커져 채권 투자 시기를 저울질하는 투자자들이 증가하는 모습입니다. 
 
12일(현지시각) 미국 고용통계국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 올랐습니다. 시장 전망치(3.1%)보다 낮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물가지수에서 유가와 식료품가격을 제외하고 산출하는 근원물가지수(Core CPI)도 4.8%로 예측치(5.0%)를 밑돌았습니다. 
 
긴축의 핵심 원인인 물가가 천천히 잡혀가는 지표가 나오자 시장은 환호했습니다. 주가가 올랐고 특히 통화정책에 민감한 나스닥시장이 조금 더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미국채 금리도 일단 꺾였습니다. 미국채 10년물과 2년물 등 대부분의 장단기 국채 모두 CPI 발표와 함께 하락했습니다. 지난 7일 4%대로 올라섰던 10년물 금리는 이날 3.861%까지 하락했습니다. 2년물도 그만큼 떨어져 4.748%를 기록했는데 아직 장단기 스프레드는 상당한 수준입니다. 금리 역전폭이 이만큼 벌어진 것도 1980년대 이후 처음이라는군요. 
 
연방준비제도(Fed)의 근원CPI 목표치가 2.0%라는 사실에 비춰보면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시장은 기대감을 동력으로 움직이는 곳이죠. 오는 26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현재 5.25%인 기준금리를 5.50%로 올릴 가능성이 큽니다. 추가 인상도 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관심은 언제 어느 수준에서 정점을 찍을 것이냐에 맞춰져 있습니다. 금리 인상 끝을 안다면 그때부터는 금리 하락 베팅이 크게 증가할 테니까요. 그래서 요즘 미국채 투자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습니다. 
 
금리가 하락할 때 채권가격 즉 채권의 몸값이 오릅니다. 금리 하락기에 채권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죠. 기준금리가 정점을 찍은 뒤엔, 아니 시장의 기대감이 앞서 그보다 먼저 채권가격이 오르기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천천히 미국채 분할매수를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죠. 
 
다만 원달러환율이 걸림돌입니다. 미국에서 물가가 잡히고 경제가 정상을 찾아간다면 1300원대를 오가는 지금의 환율은 다시 내려올 가능성이 큽니다. 코로나 팬데믹 전까지 1200원을 하회했던 사실을 잊으면 안 됩니다.  
 
따라서 미국채에서 매매 차익이 발생해도 달러 가치 하락으로 환손실이 발생하면 이익은 훼손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땐 환율 변동을 방어하는 환헤지 상품이 좋습니다.
 
현재 국내 증시엔 미국채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채권(ETN)이 상장돼 있습니다. 달러 환율 변동을 헤지(H)한 상품과 오픈한 상품 모두 있어요. 이중에서 환헤지 상품을 골라야겠죠. 
 
기초자산이 전부 장기채라는 점은 아쉽습니다. ETF와 ETN이 미국채 선물에 투자하는 방식인데 모두 10년만기 국채와 30년만기 국채선물만 담고 있습니다. 요즘 금리가 많이 오른 건 단기채와 중기채권인데 말이죠. 
 
그래도 평상시엔 만기가 길수록 레버리지 효과가 크기 때문에 금리 하락이 길게 진행될 거라 본다면 장기채에 투자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조금 더 욕심을 내볼까요? 
 
원달러환율이 하락해 환차손이 생길 것을 우려할 게 아니라, 다른 환차익을 노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요즘 엔환율과 주가 상승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일본 증시를 활용하는 겁니다.
 
일본 엔화는 여전히 저평가된 상태입니다. 지난해 10월21일 달러당 150엔을 기록했던 것에 비할 바는 아니어도 작년 초까지 110엔대였던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높습니다. 원엔환율도 마찬가지입니다. 1엔당 900원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내려왔어요. 
 
이 때문에 언젠가는 엔화가 회복될 거라 보고 엔화 또는 엔화자산을 매수하는 투자자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엔환율이 100엔당 1000원만 돼도 10%가량 환차익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최근 니케이 주가 상승과 맞물려 관심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일본 증시를 통해서 미국채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수하면 어떨까요? 미국채 금리가 하락하면 ETF 주가가 오르고, 거기에 원엔환율까지 올라준다면 환차익까지 추가로 얻을 수 있게 됩니다. 
 
다행히 일본 주식시장에는 이에 맞는 종목이 상장되어 있습니다. 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 종목기호 2621번입니다. 블랙록자산운용의 ETF 시리즈 중 미국채 20년물에 투자하는 종목입니다. 미국채금리 상승으로 주가는 계속 하락했습니다. 2021년말 2200엔에서 1400엔까지 무너졌죠. 작년 10월 저점을 찍고 횡보하는 중이지만 약세를 벗어나진 못했습니다. 
 
최근의 반등 볼 수 있는 것처럼, 달러화와 엔화, 원화의 가치가 코로나 이전으로 되돌아간다고 가정할 경우 채권 차익과 환차익을 함께 얻을 수 있는 종목입니다. 
 
특히 일본 주식은 100주 단위 거래가 일반적인데 이 ETF는 1주 단위 매매여서 소액투자가 가능합니다. 채권 이자를 재원으로 분배금도 나옵니다. 매년 1월, 4월, 7월, 10월에 지급되는데 올해는 1월부터 각각 5엔, 9엔, 8엔 분배를 결정했습니다. 2%대 분배수익률은 무난히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하기에 적당한 종목은 찾았습니다. 하지만 아직 금리 추세가 돌아선 것이 아니고 미국이나 한국이나 변동성은 상존하는 만큼 위험 분산을 위한 분할매수가 필수적입니다. 짧아도 3개월, 길게는 연말까지 나눠 매수한다고 생각하고 긴 호흡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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