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지난3일부터 15일까지 약 2주간 산별노조 순환 파업 형태의 총파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산별노조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전국금속노조(금속노조)도 오는 12일 총파업에 가세할 방침입니다. 다만 이번 파업에 중후장대 업체 중 주요 조선사 노조는 참여할 예정인 반면, 철강사 노조는 불참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6일 노동계에 따르면 금속노조는 오는 12일 지역별 총파업대회를 개최합니다. 금속노조 조합원 8000여명이 2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은 "15일까지 민주노총의 총파업 대열에 주력 산별노조로서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HD현대중공업(329180)과
삼성중공업(010140),
한화오션(042660) 등 8개 조선사가 소속된 금속노조 조선업종노조연대는 금속노조 총파업에 맞춘 공동파업을 선언할 예정입니다. 이들은 △타산업에 비해 열악한 조선소 노동자들의 임금 원상회복 및 처우 개선 △조선소 외국인력 도입 실태 비판 및 국내 정규직 숙련노동자 육성 대책 마련 △이주노동자 노동안전 보장 및 차별철폐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조선업종노조연대 중 최대 조직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3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제출했습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7일부터 11일까지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한 뒤 결과에 따라 12일 파업에 동참할 복안입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12차례 교섭을 진행했습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교섭 효율화를 위한 공동교섭 태스크포스(TF)구성 △신규채용 실시 △ESG 경영위원회 참여 보장 △노사 창립기념일 현대오일뱅크 상품권 각 50만원 지급 △하청노동자 여름휴가 5일 유급보장 등을 골자로 한 그룹사 공동요구안을 가지고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같은달 첫 상견례를 시작으로 9차례 교섭을 진행한 한화오션도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한화오션 노조는 지난 3월 사측에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해 달라는 요구안을 전달했지만 최근 사측은 기본급 8만8000원 인상(정기 호봉승급분 포함) 등 내용이 담긴 제시안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조선업종노조연대 관계자는 "사업장별로 투표를 통해 금속노조 파업 동참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며 "10일 정도에 각 조선사 사업장별로 조정안이 나오고 총파업 참여에 대해 투표가 가결될 경우 지역별로 총파업 합류할 예정"이라고 답했습니다.
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를 마친 조합원들이 서울고용노동청으로 행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철강업계, 노사 교섭 진통…파업은 '불투명'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업체 역시 노조와 임단협 교섭에 진통이 있을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들 노조는 금속노조 파업에는 동참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포스코그룹의 경우 대표교섭 노조가 한국노총 계열입니다. 또 기존 금속노조 소속인 포스코지회 포항지부는 지난달 금속노조를 탈퇴하면서 상급 단체 없는 기업노조인 포스코 자주노조로 재탄생했습니다. 따라서 현재 포스코 내 민주노총 계열 노조는 소속 인원이 적은 광양지부 하나입니다.
현재 포스코 노조는 기본급 13.1% 인상 등의 내용이 담긴 요구안을 들고 사측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조합원 대상 자사주 100주 △성과 인센티브(PI) 제도 신설 △중식비 인상 △하계휴가 및 휴가비 신설 등이 요구 중입니다. 포스코노조 관계자는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조는 현재 1만1000여명 규모의 과반수 노조"라며 "이번 금속노조 총파업과 무관하다"고 말했습니다.
금속노조 현대제철 노조는 이달 중 사측과 교섭을 시작합니다. 현대제철 노조는 기본금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영업이익의 25%를 성과금 지급 등이 담긴 요구안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이는 그룹 내 규모가 가장 큰 현대차 노조의 요구안과 유사한 수준이라 교섭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해 현대차 등 그룹 내 다른 계열사 직원들이 경영 성과에 따라 특별격려금을 받자 차별 없이 같은 금액을 지급하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에 현대제철이 격려금 지급을 거부하면서 사장실과 각 공장장실을 146일간 점거하고 62일간 게릴라 파업을 벌이는 등 노사 갈등이 극에 치닫기도 했습니다.
작년과 달리 현대제철 노조는 이번 금속노조 파업 참여가 불투명하다는 입장입니다. 현재 쟁의권 확보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현대제철 노조 관계자는 "파업 동참에 확정이 아직 안된 상태"라며 "자율적으로 파업의 지침을 따를 수 있지만 현재 쟁의권 확보가 안돼 노조 간부들 위주로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021년 임금협상 파업을 전개하는 HD현대중공업 노조 모습. (사진=HD현대중공업 노조)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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