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오는 30일 울산급 배치(Batch)-III(3) 사업의 마지막 물량인 5,6번 호위함을 입찰합니다. 사업 예산은 8334억원으로 입찰에는 HD현대중과 한화오션, HJ중공업 등이 참여합니다.
방사청의 울산급 배치3 사업은 3500톤(t) 이지스급에 준하는 차세대 호위함 6척을 건조, 노후선을 교체하는 작업입니다. 현재 울산급 배치3은 4번함까지 사업자가 결정됐습니다. HD현대중은 지난 2020년 3월 1번함(선도함)을 4000억원에 수주한 바 있습니다. 선도함은 지난 4월 현재 시운전 중인 상태로 내년 말 해군에 인도될 예정입니다.
이어 2~4번함은 중견 조선사
SK오션플랜트(100090)가 3300억~3500억원에 주문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후속함은 선도함(1번함) 상세설계 도면을 토대로 건조돼 당시 함정 연구개발과 건조 경험이 없는 SK오션플랜트가 저가입찰을 앞세워 수주하자 최저가 선정 방식에 논란이 생겼습니다. 따라서 이번 울산급 배치3 사업은 기존 가격 중심의 적격심사에서 기술력 중심의 제안서 평가로 선정방식이 변경됐습니다.
지난 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 한화오션의 울산급 호위함 모형이 전시된 모습. (사진=한화오션)
HD현대중과 한화오션은 이번 5,6번함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양 그룹사의 첫 군함 경쟁전인 만큼 자존심이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또 양사는 지난 2020년 차세대 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발생한 설계도면 은닉, 유출 사건 갈등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앞서 HD현대중은 3년전 KDDX 기본설계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대우조선의 해당 사업 개념설계 자료를 부당한 방식으로 입수했습니다. 이로 인해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직원 9명은 지난 2020년 9월 군사기밀 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 중 8명이 지난해 11월 울산지법으로부터 각각 징역 1~2년에 집행유예 2~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대우조선은 설계도면 유출로 불공정 수주라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다만, 법원과 방사청은 당시 연관성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HD현대중도 KDDX 사업이 본격화되기 7년전인 2013년에 관련 설계 자료를 몰래 촬영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쓰지 않아 공정했다는 입장입니다. 대우조선은 지난 4월 이 문제를 재점화하며 KDDX 사업자 선정 과정과 사업 진행과 관련된 적접·위법성 여부를 촉구하는 국민감사청구를 감사원에 제출한 상태입니다.
울산급 배치3 낙찰 시 향후 군함 사업 유리
이에 따라 이번 울산급 배치3 수주전은 한화오션이 HD현대중에 차세대 KDDX 설계를 내준 설욕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울산급 배치3를 낙찰받은 업체는 향후 KDDX와 배치4 등 후속 군함 사업 입찰에 유리한 이점도 있습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한화오션은 한국형 구축함 사업에서 3천톤급 KDX-1 3척을 비롯해 총 40척 이상의 수상함을 건조해 냈었다"며 "40년 이상 특수선 분야에서 다양한 선종 건조를 통한 충분한 경험과 독보적인 노하우로 반드시 수주, 수상함 명가를 재건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후속함은 선도함 수준의 성능 규격, 전투체계를 통합해 사업 기한내 건조를 완료하는 게 중요하다"며 "2~4번함 건조 기술 지원을 포함해 배치3 사업의 안정적인 추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이 개발 중인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모형을 관람객들이 바라보고 있는 모습.(사진=HD현대중공업)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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