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 디벼보기)주식 코스피200? 부동산엔 KB선도아파트50지수
대표 단지가 먼저 움직인다…톱10단지 3월에 ‘턴’
2023-06-15 02:00:00 2023-06-15 02: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주식시장의 대표지수 KOSPI200을 보면 현재 우리 증시가 어디쯤 와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에도 이를 닮은 ‘KB월간선도아파트지수50’이 있습니다. 국내 대표 아파트단지 50곳을 선정해 지수화한 것입니다. 이에 따르면 대표 단지들은 지난 4월 일단 바닥을 찍은 것으로 보입니다. 
 
아파트 시총 1위는 헬리오시티
 
KB부동산에서 집계하는 KB월간선도아파트지수50은 국내 대표 아파트 50개 단지의 시세를 지수로 만든 것입니다. 
 
KB부동산은 ‘시세총액’이란 용어를 사용합니다. 주식의 시가총액(주가×발행주식수)처럼, 아파트단지 전체 세대의 시세를 세대수로 곱해 구한 값이 해당 단지의 ‘시세총액’입니다. 시세가 높을수록, 세대수가 많을수록 시세총액이 큽니다. 
 
5월 시세총액 기준 전국 1위 단지는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입니다. 시총이 14.98조원으로 15조원에 육박합니다. 3.3㎡당 KB시세는 5608만원으로 가장 높은 것은 아니지만 단지 규모가 8109세대에 이르다 보니 시총은 단연 1위입니다. 
 
시총 2위에 오른 옆동네 파크리오 아파트도 세대수(6864세대)가 순위를 만든 경우입니다. 3위 반포자이는 3.3㎡당 시세가 8875만원에 이르는 2991세대 대단지이지만 앞선 두 곳이 ‘넘사벽’ 규모이다 보니 순위에서 밀렸습니다. 
 
그 아래가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입니다. 1988년에 준공한 구축아파트 시총이 12.56조원입니다. 이 아파트가 재건축되면 세대수도 증가하고 시세도 뛸 게 분명해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입니다. 이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잠실주공5단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등 10위권에 든 구축 모두가 상위권을 넘볼 수 있는 후보들입니다. 압구정현대의 경우 3.3㎡당 시세가 무려 9678만원이어서 파괴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총이 10조원을 넘나드는 단지가 있는 동네에서는 해당 아파트가 지역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대장’의 힘입니다. 
 
문제는 시총 상위 아파트가 모두 서울 특히 강남권에 집중됐다는 점입니다. 20위권 내에서도 강남3구가 아닌 아파트는 강동구 고덕그라시움이 유일합니다. 
 
그래서 KB는 일부 단지를 선별해 KB월간선도아파트지수50 구성에 넣었습니다. 일단 시총 40위 안에 든 단지는 모두 포함됩니다. 여기에 시총 50위권 밖인 경기도 분당 정자동의 파크뷰, 수원 광교중흥. 과천 래미안슈르, 성남 산성역포레스티아를 넣었습니다. 또 부산 재송동의 더샵센텀파크1차, 화명동의 화명롯데캐슬퍼스트, 남천동 비치(삼익)아파트가 지방 아파트의 대표로 들어갔습니다. 
 
 
전국 하락 중인데 대장단지들 먼저 ‘턴’
 
서울 주요 단지들의 시세를 지수화한 것이 전국 아파트 시장을 대표한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도 시총 상위종목들의 주가가 전체 주식시장 분위기를 좌우하는 것처럼, 서울 특정 지역에 몰려 있는 단지들이 전국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합니다. 50개 단지 아파트를 매입할 수 없더라도 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이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를 단기 반등 후 하락 과정에서의 ‘데드캣바운스’로 해석하는 이들도 있지만, 시세와 거래량이 반등한 것은 분명합니다. 
 
시장의 분위기를 바꿔놓은 두 축은 분양아파트와 이들 선도아파트입니다. 서울 및 수도권 분양시장이 활기를 되찾은 것이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이 됐고 선도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가 증가한 것이 바닥을 딛고 일어서는 동력이 됐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KB 부동산지수를 통해서도 확인 가능합니다. 
 
KB부동산 데이터허브 자료에 따르면, 50개 선도아파트와 서울 전체, 전국 매매가격은 공히 지난해 6월에 고점을 기록했습니다. 이때 전국 매매가격지수는 100.8을 기록했고, 서울시는 100.6, KB선도아파트50지수는 101.4로 고점을 찍었습니다. 그 이후로 1년여 기간 동안 계속 하락하다가 지난 3~4월 선도아파트들이 먼저 88.9로 저점을 찍고 5월엔 소폭 반등했습니다. 선도아파트 중 시총 상위 10곳만 따로 뽑은 톱10지수는 한 달 빠른 2월이 저점이었습니다. 이와 달리 전국 지수와 서울시 지수는 5월에도 하락했습니다.
 
이들의 지수를 비교한 <그래프>를 보면 전국 매매가격지수보다 KB선도아파트50지수가, 선도아파트50지수보다 서울 시총 TOP10지수의 변동성이 큰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장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선도아파트들이 저점을 먼저 찍었다고 해서 아파트 시세 조정이 끝났다는 신호로 해석하기엔 섣부릅니다. 국내 아파트 가격 2차 상승이 시작된 시기는 2019년 하반기입니다. 지난 1년간의 하락폭은 2019년 하반기 이후 고점까지 상승폭의 절반이 안 됩니다. 그 사이 금리와 물가가 오른 점을 감안해도 충분한 조정이라고 하기엔 낙폭과 기간이 부족해 보입니다. 
 
대형주가 주식시장을 주도하는 것처럼 부동산 시장도 시총 큰 단지가 중요합니다. 주식시장에는 덩치 작은 개별주에 투자해 대박을 내는 현명한 투자자들이 있지만, 부동산 시장에서는 웬만한 개별 단지보다 대형 우량 아파트가 더 오르는 특성이 있습니다. 특정 아파트를 콕 찍어 매입을 노리는 중인 실수요자가 아니라면 KB선도아파트50지수 중에서 후보를 찾는 것도 좋아 보입니다. 선도아파트 주변에서 상대적으로 가성비를 갖춘 단지를 노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자금 여력이 부족해 대표 아파트를 넘볼 수 없는 실수요자라도 이들의 영향력을 감안해 KB선도아파트50지수 또는 시세총액 TOP10지수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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