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 챗GPT 대응 AI 서비스 속도…문서 요약 특허 출원
특허청에 AI 기반 문서 요약 특허 명세서 제출
개인별 맞춤 요약에 특화…기사 논조도 반영
2023-06-13 15:50:57 2023-06-13 21:18:26
[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삼성전자가 기밀 유출 등 보안 우려가 높은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에 대응해 자체 서비스 마련에 서두르고 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는 AI 기반 문서 요약 시스템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이번 특허는 향후 디바이스경험(DX)부문의 업무 영역에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13일 특허청에 따르면 삼성전자 DX부문은 지난 5일 나우특허법률사무소를 대리인으로 'AI 학습모델을 이용해 요약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전자 장치 및 이의 제어 방법'이라는 특허 명세서를 제출했습니다. 딥러닝 등을 기반으로 한 해당 특허로 AI 시스템을 개발해 임직원에게 문서 요약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특허 출원에 대한 공개 문건에 따르면 문서 요약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전자·문서 요약·문서 수집·문서 검색 등 총 4개의 주요 장치가 필요합니다. 이 중 핵심은 문서 요약 장치로, 이 안에는 요약 길이(짧게·길게)와 감정(긍정·부정) 수준을 정할 수 있는 '요약 모델 설정 모듈'이 탑재됩니다.
 
이 모듈로 개인별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의 히스토리(정치적 성향, 지식 수준, 사용 이력 등)와 관심도(접근 경로별 등) 등을 파악해 문서 내용을 간추리고, 사용자 선호에 맞는 문장 스타일도 고를 수 있습니다. 긍정·부정 또는 진보·보수 등을 기반으로 한 요점 정리도 가능합니다.
 
언론 등에서 제공하는 기사도 개별 선호에 따라 요약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공개 문건의 '발명을 실시하기 위한 구체적인 내용'에는 기사를 요약하는 방법과 다양한 사례가 상당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문서 요약 장치는 기사의 논조가 부정적일 때 이와 밀접한 단어에 가중치를 둬 요약 정보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반대 논조라면 긍정적인 단어로 요약하는 방식입니다. 기사 타입별 요약도 가능합니다. 사건 위주 기사라면 육하원칙(5W1H)에, 대립 의견이 담긴 기사라면 상반된 의견에, 스포츠 기사라면 결과 부분에 중점을 둡니다.
 
특허를 도식화한 21장의 도면 중 4장에서는 국내 언론사가 작성한 기사를 사례로 들었습니다. 사용자는 '신중에 신중…대통령, 커지는 무기 압박에 대응은'이라는 기사가 있다면 '문서 요약 설정' 기능을 통해 요약 길이와 감정 수준을 정한 이후 '짧게+중립' 또는 '길게+부정' 등 형태로 요약된 내용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특허 내용이 일반적인 업무용보다는 기사 요약 활용에 더 중점을 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삼성전자 관계자는 "특허 출원이 사업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삼성전자가 자체 AI 솔루션을 내놓는다는 것은 임직원들 업무에 도움이 될 만한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전자 특허 도면. 사진=특허청
 
이번 특허는 삼성전자 DX부문 업무에 향후 활용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DX부문은 챗GPT로 인한 내부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지난달 사내 PC로 생성형 AI를 이용하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대신 자체 AI 도구를 개발해 번역이나 문서 요약, 소프트웨어 개발 지원 등을 지원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DX부문은 지난달부터 사내 생성형 AI 사용을 금지하면서 직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솔루션을 강구하겠다고 공지한 바 있지만 이번 특허 출원과는 무관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해당 특허는 이미 과거에 출원한 바 있고 최근 일부 보안해 다시 낸 것"이라며 "DS부문의 생성형 AI 서비스 추진과도 관련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DX부문과 달리 삼성전자 DS부문은 챗GPT에 따른 보안 위협을 고려해 외부 업체와 자체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최근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임직원들에게 "국내 전문 기업을 통한 맞춤형 AI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DS부문은 오는 12월 기본 서비스를 오픈하고, 내년 2월부터는 회사 지식이 포함된 전문 검색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제조·공정 데이터 요약, 번역, 문서 작성, 회의록 녹취·요약, 시장·업체 분석 등 총 9개 분야에서 업무 지원에 특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입니다.
 
일각에서는 DX부문도 DS부문처럼 자체 AI 서비스 도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에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사적으로 통일된 서비스가 나올지, 아예 특성이 다른 서비스가 나올지는 미정"이라며 "최근에 챗GPT 이슈가 불거져 이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 같다"고 말했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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