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포스코·SK이노에 삼성전자까지…기후변화 공시 압박 직면
세계 최대 기후 관련 이니셔티브 CA100+, 모니터 대상에 삼성전자 포함
국내선 포스코홀딩스, SK이노베이션, 한국전력 이어 넷째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한 이사회 책임 강화 등 강력한 환경정책 요구
2023-06-12 11:40:50 2023-06-12 16:49:34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기후변화 관련 세계 최대 투자자 주도 이니셔티브(자율규범단체)인 CA100+가 국내 기업 중 삼성전자를 최근 모니터링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이로써 기존 한국전력, 포스코홀딩스, SK이노베이션에 이어 삼성전자가 넷째로 모니터링 대상에 추가됐습니다. CA100+는 모니터링 대상에게 강력한 환경정책을 요구하면서 관련 실적이 부진할 경우 기관투자자들에게 부정적 자문을 하고 있어 삼성전자 등의 환경 공시 압박이 커질 전망입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2017년 출범한 CA100+는 작년까지가 목표한 운영기간이었는데 올해부터 2030년까지 2단계 운영기간을 새로 정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존 국내 모니터링 대상 기업이었던 한국전력, 포스코홀딩스, SK이노베이션 외 삼성전자가 추가됐습니다.
 
CA100+는 68조달러(약 8경7000조원) 규모의 자산을 관리하는 700개 이상의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하고 있어 글로벌 영향력이 막강합니다. 이런 CA100+는 모니터링 대상 기업을 선정해 기후변화 지배구조, 배출량 감축, 기후 관련 재무 공개 사항에 대해 성과를 평가하고 개선을 요구합니다.
 
개선이 미비하다면 기관투자자들에게 대상 기업에 대한 투자를 철회할 것을 권유하거나 대상 기업 이사회 의결 사항에 대한 반대표를 자문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기후 관련 위험에 대한 이사회 감독이 부실할 경우 이사회 구성원 및 의장에 대해 반대하는 식입니다.
 
CA100+는 2단계에 접어들어 모니터링 기업에 더 강력한 환경정책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기업 환경정책의 실질적 이행을 통해 장기적인 주주가치를 창출한다는 목표입니다. 이런 이니셔티브 활동은 최근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이 투자처에 대해 ESG 평가를 반영하는 기조에 부합합니다.
 
CA100+는 2030년까지 대상 기업에게 기후 변화 위험에 대한 이사회 책임과 감독을 명확하게 설명하는 지배구조를 구축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또 공급망 전반에 걸쳐 이해관계자를 포함시켜 온실가스 배출 감축 조치를 취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는 언뜻 최근 유럽 본회의를 통과한 ESG 공급망 실사 법안과 비슷합니다. 마지막으로 기후 관련 공시를 강화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강력한 계획을 수립하도록 요청했습니다.
 
이런 CA100+의 기업 평가는 여러 유수 글로벌 투자자문기관에 인용돼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넷제로 투자자연합(NZAOA)은 지난 3월 석유 및 가스 자원개발 업스트림 프로젝트에 투자를 멈춰야 한다는 지침을 회원국에게 전달했습니다. 그러면서 CA100+ 점수가 낮은 기업에는 투자 지분을 매각하도록 권고했습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 ISS, 글래스루이스는 기후변화 대응이 부족한 국내 기업 이사 재선임 건에 반대하도록 권장했습니다. 역시 CA100+ 평가가 참고됐습니다.
 
한편, 기후변화 대응정책 관련 삼성전자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신환경전략을 지난해 발표한 바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일 환경성과를 포함한 ESG 실적을 수치화해 3조383억원의 가치를 창출했다고 밝혔습니다. 환경성과는 3년 연속 온실가스 감축에 성공했다는 설명입니다. 포스코는 최근 국내 최초 탄소저감 브랜드 ‘그리닛’ 제품을 출시한 바 있으며, 저탄소 조업 기술 향상, 수소환원제철 등이 포함된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추진 중입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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