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도를 놓고 법원과 검찰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대법원이 압수수색 영장 발부 전 사전심문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히면서인데요. 검찰은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에 대해 상당히 불쾌해 합니다. 압수수색 계획이 피의자에게 유출되면 수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지난 2월 압수수색영장 발부 전 판사가 검사와 당사자를 불러 심문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형사소송규칙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습니다. 다만 당초 개정안 시행일을 6월1일로 예고했지만 일정이 미뤄졌습니다.
이는 대검찰청과 공수처, 경찰 등 수사기관이 수사밀행성 훼손을 이유로 잇따라 반대 의견을 내자 학술대회를 여는 등 의견 수렴 과정을 마무리하려는 건데요. 다음달 2일에 대법원 형사법연구회와 한국형사법학회가 공동으로 학술대회를 열고 검찰, 경찰, 변호사 등 관련 종사자들의 의견을 청취할 예정입니다.
대법원. (사진=뉴시스)
압수수색 영장에도 심문 절차 도입…검·경·공수처 공식 반대
법원이 도입하려는 압수수색 사전심문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처럼 압수수색 영장에도 심문 절차를 도입하는 겁니다. 즉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기 전에 피의자나 변호인 등 필요한 정보를 알고있는 사람을 사전심문하는게 가능하다는 내용이죠.
그렇다면 법원은 왜 이 제도를 도입하려는 것일까요. 문자와 카카오톡, 이메일 등 전자정보를 압수할 수 있는 영장이 남발되면서 국민 기본권이 침해되고 이다는 점 때문입니다. 관련 의혹이나 사건에 대한 선별 절차를 진행하는건 사실상 불가능해 사실상 모든것을 압수할 수 있는 영장이 발부되고 있어서죠. 이에 압수수색 과정에서 적법 절차를 준수하고 무분별한 영장 집행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합니다.
실제 이달 초 진행된 대법원 법원행정처의 '압수수색 영장 실무 관련 논의를 위한 영장전담법관 온라인 간담회'에서는 영장 청구건이 최근 10년새 3.6배 급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검찰은 영장 청구 폭증에 대해 반발합니다. 검찰측은 "과거 영장 없이 수집하던 증거에 대해서도 현재는 영장을 발부받아야 압수할 수 있기 때문에 발부 건수가 증가한 것"이라며 "법원의 통제는 오히려 강화됐다"고 주장합니다.
대검찰청, (사진=뉴시스)
기본권 침해냐 증거인멸 우려냐…대법원 최종판단 주목
검찰 등 수사기관들은 증거인멸도 우려합니다. 압수수색 영장 발부 전 대면심리가 이뤄질 경우 압수수색 정보가 외부로 유출돼 증거인멸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압수영장 발부 단계에서 판사가 수사기관이든 참고인이든 불러서 대면해 심리한다 하더라도 실제 압수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정을 미리 예측할 수 없다고 우려합니다.
이에반해 법원은 법관에게 충분한 심리수단을 부여한다면 증거인멸 우려가 큰 범죄자에 대해 진실 발견을 위해 다소 범위가 넓은 압수수색영장을, 그렇지 않은 피의자에게는 사생활 침해를 최소화하는 영장발부 수단으로 제도를 적적이 운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압수수색영장 사전심문제도는 대법원이 한발 물러선 상황입니다. 오는 6월2일 수사당국의 의견을 다 듣고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결론을 도출키로 하면서 대법원의 최종안이 주목됩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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