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한화(000880)그룹이
대우조선해양(042660) 인수 건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심사가 지연되자 언론과 정치권에 청탁해 여론전을 펼쳤다는 사실과 의혹들이 각각 드러났습니다. 이에 공정위와 방위사업청(방사청)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특히 공정위가 다음주 '한화-대우조선 결합' 건을 심의, 의결한다고까지 알려지면서 난처한 상황이 됐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여론에도 공정위는 한화의 입맛대로 승인을 추진할 경우 공정위의 명성은 땅에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의) 여론전이 사실로 나오고 있어 공정위로서는 난처할 것"이라며 "특히, 공정위 내부에서 절차, 기준을 갖고 심사를 하고 있는데 위원회측의 공식입장도 아닌데 날짜가 못박히고 기정사실 내용이 흘러나오는 건 심사하는 입장에서 더욱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런 압박으로 공정위는 내색은 못하겠지만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라며 "여론에 굴복해 결과나 기간이 달라진다면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화-대우조선 결합' (사진=연합뉴스)
해명하기 바쁜 공정위·방사청
공정위는 이같은 심의, 의결날이 알려지자 곧바로 해명을 했습니다. 공정위는 "한화-대우조선 결합 건의 심의 일정과 심사보고서상 시정방안 내용 등은 아직 확정된 바 없다"며 "심사관 차원에서 조속히 심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며, 추후 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입장을 냈습니다.
심사 기간(4개월)이 이례적으로 빠르다는 의견과 관련해 공정위 관계자는 "이해관계자들의 입장과 공정거래법에 따라 심사하는 과정"이라며 "관련된 내용은 모두 검토하고 있고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위원회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공정위는 다각적으로 한화의 여론전 상황을 살피는 한편, 방사청과 업계의 의견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여론전에 대해서 공정위가 동향을 체크하고 있는 상황으로 내부 분위기는 별로 안좋은 거 같다"고 말했습니다.
방사청도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방사청은 지난 10일 공정위에 "(양사 결합이) 군용함(군함)시장에서 경쟁제한 우려가 없다"고 검토 결과를 냈다고 알려지자 즉시 해명 입장을 낸 바 있습니다.
방사청은 "공정위에 기업간 합병이 함정분야 방위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견을 요청받아 회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한화-대우조선 결합에 대한 심사가 진행 중이므로, 제출한 내용 확인은 제한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공정위에 '군함 시장 경쟁제한 우려 없다'고 의견을 낸 게 청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방사청 관계자는 "경쟁제한 우려가 없다는 의견 제출 내용과 관련해 청은 어떤 의견도 답변하지 않았다"며 "공정위 관계자를 통해서나 산업부 기자들의 추측성 기사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공정위. (사진=뉴시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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