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이배월)킴벌리클라크, 이익 줄어도 배당성장 굳건
전세계서 크리넥스·하기스 판매
50년째 배당 증액…올해 이익 회복 기대
2023-04-12 02:00:00 2023-04-12 02: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킴벌리클라크는 지난 50년 연속으로 배당금을 지급한 배당황제주이자 매번 배당금을 증액한 배당성장주입니다. 크리넥스 화장지, 하기스 기저귀 등 생활에 밀접한 제품을 제조 판매하는 사업은 매우 안정적이지만 성장성이 낮아 고루하다는 양면성이 있습니다. 이에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보다는 신뢰도 높은 배당에 집중해 관심을 가질 만한 기업입니다.
 
크리넥스·하기스 만드는 글로벌기업
 
킴벌리클라크(Kimberly-Clark, 종목기호 KMB)는 화장지, 티슈, 기저귀 등을 판매하는 글로벌 생활용품업체입니다. 1872년에 회사를 설립해 지난해 창립 150주년을 맞았습니다.
 
킴벌리클라크는 하기스(Huggies), 크리넥스(Kleenex), 디펜드(Depend) 등 우리에게도 낯익은 브랜드를 많이 갖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유한킴벌리 이름으로 판매됩니다. 유한양행과 함께 설립한 유한킴벌리의 지분 70%를 킴벌리클라크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유한킴벌리는 국내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유명합니다. 한국의 경우처럼 다른 나라에도 다양한 형태로 진출, 현재 전 세계 175개국에서 킴벌리클라크의 상품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킴벌리클라크는 자사의 사업을 크게 세 부문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퍼스널 케어 브랜드입니다. 기저귀와 트레이닝복, 청소년용 바지. 수영복, 아기 물티슈, 여성 위생용품과 요실금 케어 제품. 재사용 가능 속옷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하기스, 풀업, 굿나이트, 디펜드 등 익히 들어본 이름이 많습니다. 
 
두 번째는 각종 티슈와 욕실 티슈, 페이퍼타월, 냅킨 등을 만드는 컨슈머 티슈 부문입니다. 한국에선 크리넥스 정도가 유명하지만, 스콧, 코트넬, 비바, 앤드렉스, 스코텍스, 너브 등 용도별로 다양한 브랜드가 갖춰져 판매되고 있습니다.
 
세 번째 K-C 프로페셔널 사업으로 와이퍼, 티슈, 타월, 의류, 비누, 세정제 등을 크리넥스, 스콧, 킴텍, 클린가드 등의 브랜드를 달아 제조·판매하고 있습니다. 의료현장에서 사용하는 외과용 팩, 가운, 열균 랩, 일회용 마스크, 특수 의료용 종이 등도 있습니다.
 
(출처=킴벌리클라크)
 
 
원재료가격 상승에 이익 훼손
 
미국이나 한국이나 이런 상품들이 가장 많이 팔리는 곳은 대형마트일 겁니다. 킴벌리클라크의 최대고객 역시 할인형 매장인 월마트입니다. 킴벌리클라크 매출에서 월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기준 약 13%를 차지했습니다. 2021년엔 14%. 2020년엔 15%였다고 하니까 큰 변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워낙 고루한 사업을 하는 탓에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킴벌리클라크는 지난해 2월 재사용 티슈 분야 선두업체인 씽크스(Thinx)를 인수했습니다. 10월에는 반대로 브라질의 티슈 브랜드 Neve와 K-C 전문 티슈 자산을 매각하고 그 대신 크리넥스, 스콧, 와이프올 등의 브랜드를 라이선스로 계약했습니다. 몸집을 키우기 위해 제품과 사업 영역을 넓히고 다른 시장에도 진출하는데 성과가 늘 좋은 것은 아니라서 이렇게 후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코로나 팬데믹 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중국 소비자 부문에서 유기농 제품 매출이 두 자릿수로 증가하는 등 성장의 잠재력은 품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회사는 연간보고서를 통해, 지난 3년간의 혁신이 지난해 성장의 약 60%를 만들어냈다고 자평했습니다. 
 
킴벌리클라크는 시장 확장과 수요 촉진을 위해 광고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마케팅으로 전환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새로 부임한 최고경영자(CEO)와 외부 영입 인사들이 디지털 강화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노력은 숫자로 금방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에 비해 비용은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킴벌리클라크가 만드는 제품들은 대부분 종이, 구체적으로 펄프와 관련이 깊습니다. 티슈의 원재료는 크래프트 펄프와 폐지에서 재활용한 섬유형태의 셀룰로스 섬유입니다. 솜 펄프는 일회용 기저귀, 트레이닝복, 여성용 패드의 재료가 됩니다. 여기에 종이만큼 많이 쓰이는 부직포는 폴리프로필렌 등이 원료입니다. 
 
지난 2년간 펄프, 수지 등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오른 탓에 킴벌리클라크는 매출이 증가했는데도 매출총이익은 부진했습니다. 여기에 광고 등을 늘리며 판관비마저 증가했으니 영업이익이 좋을 리 없습니다.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2020년을 제외하고 봐도, 2021년과 2022년의 이익은 2019년보다 뒤졌습니다. 
 
다행히 고공행진하던 펄프가격이 조금 누그러지면서 비용 압박이 완화되고 있습니다.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비용이 감소한다면 이익은 나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50년째 배당증액 ‘배당황제주’
 
이렇게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음에도 배당에는 진심입니다. 
 
킴벌리클라크는 12월 결산법인으로 매년 3월, 6월, 9월, 12월 주기로 배당금을 지급합니다. 지난해에는 분기당 1.16달러씩 총 4.64달러를 배당했습니다. 올해 3월엔 1.18달러로 시작했으니 연간 배당금은 4.72달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배당금을 예상할 수 있는 것은 매년 그렇게 배당했기 때문입니다. 
 
킴벌리클라크는 연 단위로 배당금을 증액했습니다. 50년째 그 원칙을 지켰으니 웬만한 일이 아니고서는 계속 그렇게 배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배당금 증액폭은 그 해의 회사 사정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지만, 일단 3월 배당금이 지급되면 나머지 3개 분기도 해당 금액을 지급했습니다. 
 
킴벌리클라크의 주가는 6일 현재 135.57달러입니다. 현재가로 매수할 경우 3.48%의 배당수익률이 예상됩니다. 국채 수익률보다 낮은 배당수익률이 눈에 들어오지 않겠지만, 매년 배당금을 증액한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1년 후, 2년 후엔 매수가 대비 수익률이 더 높아질 겁니다. 또한 실적이 회복한다면 배당금 증액폭도 올해보다 커질 수 있습니다. 
 
단기간 주가 흐름은 답답한 횡보 국면이 이어지고 있으나 10년 이상 길게 보면 꾸준히 오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킴벌리클라크는 단기 주가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보다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특히 자산배분이 필요한 투자자에게 어울리는 종목입니다. 달러 자산이므로 원화 투자를 헤지하는 역할도 할 수 있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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