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2세 경영전략-한글과컴퓨터)③신사업 성공 시험대
지난해 페르소나스페이스 등 신사업 관련 투자 단행
SaaS·메타버스·위성 등 육성 의지…'싸이월드'도 재정비
2023-02-20 07:00:00 2023-02-20 07:00:00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6일 18:3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산업계에서는 창업주의 자녀인 오너 2세가 경영 일선에 잇따라 등장하며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새로운 수장의 주도로 사업 다각화와 신사업 진출 및 인수·합병(M&A)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오너가 2세의 지분 매집 과정과 경영성과 및 향후 과제에 대해 짚어봤다.(편집자 주)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김연수 한글과컴퓨터(030520)(한컴) 대표가 포트폴리오 재편을 주도하며 신사업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김연수 대표가 사업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한컴은 클라우드 서비스 외에도 메타버스, 헬스케어 등 다양한 영역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사업 재편 효과로 한컴은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한편, 메타버스 사업 진출을 본격화하며 글로벌 역량을 높이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글과컴퓨터는 지난해 3분기 중 페르소나스페이스를 포함한 10곳의 회사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이는 한컴인스페이스 등 자회사와 함께 합작법인을 설립한 아큐플라이에이아이, 메타버스 등 신사업 관련 스타트업 투자가 모두 포함됐다.
 
김연수 대표의 적극적인 투자 행보는 김상철 회장의 경영전략과 맞닿아 있다. 김 회장 역시 공격적인 M&A(인수·합병)를 통해 한컴그룹을 키워 왔고, 김 대표는 10년 넘게 그룹 내 M&A와 미래전략 사업에 관여하며 경영 수업을 받았다. 한컴은 2014년 임베디드 SW기업인 한컴MDS(구 MDS테크놀로지)를 인수했고, 2017년 한컴라이프케어(구 산청), 2020년 한컴헬스케어(구 대영헬스케어)를 인수하며 매출 규모를 키웠다.
 
  
이후 김연수 대표는 미래전략총괄로 경영 일선에 나섰다. 김연수 대표는 지난 2021년 8월 취임한 이후 매드엑스컴퍼니, 유디엠홀딩스, 싸이월드한컴타운 등의 3개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광폭 행보를 보였다. 뒤이어 취임 100일을 맞은 2021년 11월에는 창사 이래 처음 발송한 주주서한을 통해 “앞으로는 정보의 생산부터 소비까지 ‘편리-다임’을 제시하는 서비스 기업이 되겠다”라며 사업 패러다임 전환 의지를 밝혔다.
 
향후 김 대표는 한컴MDS 매각 대금을 통해 미래 사업 위주로 재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김연수 대표는 한컴MDS 매각 대금(약 950억원)으로 이종사업 간 투자와 사업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글로벌 SaaS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오피스 SW 서비스를 해외 시장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한컴은 기존 오피스 사업에서 벗어나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메타버스·위성 등의 신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대만 케이단모바일(KDAN Mobile)을 통해 글로벌 SaaS 시장 경쟁력을 키우고,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한편, 위성 사업을 통해 영상 데이터를 가공한 이후 판매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연수 대표는 지난 2021년 11월 싸이월드제트와 합작법인 싸이타운(‘싸이월드 한컴타운’)을 설립하고, 지난해 7월 ‘싸이타운’을 정식 출시했다. 또 지난해 5월 국내 첫 지구관측용 민간 위성인 ‘세종1호’ 발사에 성공하며 위성영상 데이터 시장에도 발을 들였다.
 
한글과컴퓨터 2023 MWC 부스(사진=한글과컴퓨터)
 
이와 관련해 한컴은 올해 4년 만에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3'에 참가할 계획이다. 한컴은 MWC에서 문서 기술, 인공지능(AI)을 바탕으로 제작한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와 타자 연습 소프트웨어 '한컴타자', 온·오프라인을 연동한 업무협업 도구 '한컴타운 코워킹' 등을 전시한다. 또 한컴얼라이언스를 통해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대만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 케이단모바일도 이번 전시에 참여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한컴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성과를 도출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 한컴은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48억원, 영업이익 4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5.8%, 영업이익은 52% 늘었다. 이 같은 호실적은 한컴이 소프트웨어(SW) 등 주력 사업, 자회사 한컴라이프케어 등 성장이 이어진 결과다. 다만 일부 메타버스 사업의 경우 사업 전략을 재설정하기까지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한컴은 지난해 출시한 ‘싸이타운’의 경우 NFT(대체불가능한토큰) 발행 계획 등을 수정하고, 지난해 말 합작법인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김연수 대표는 한컴MDS를 포함한 12개 계열사 지분을 총 950억원에 매각, 기 보유 현금성 자산을 포함해 실질적으로 12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했다”라며 “취임 이후 적극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에 나서고 있고, 지속적인 성장과 시너지 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투자와 인수, 파트너 발굴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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