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한화갤러리아가
한화솔루션(009830)의 자회사에서 2021년 4월 한화솔루션에 흡수합병된지 2년 만에 다시 분리됐습니다. 한화갤러리아는 다음달 말 상장될 예정인데요.
분할 이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솔루션 갤러리아부문 전략본부장 및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가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특히 이번 분할은 승계를 위한 작업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인데요. 지배구조가 단순해지면서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각자 맡은 부문 별로 쪼개기가 쉬워지는 등 승계 작업에도 한층 속도가 붙게 됐습니다.
한화솔루션 지배구조 변화.(그래픽=뉴스토마토)
한화갤러리아 독립…김동선, 광폭 경영 행보 전망
한화솔루션은 13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갤러리아부문 인적분할의 건을 가결했습니다.
한화갤러리아의 독립은 김동선 본부장의 영향력 확대와도 직결됩니다. '㈜한화→한화솔루션→한화갤러리아'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에서 '㈜한화→한화갤러리아'로 위치가 한 단계 상승하면서 경영활동 폭이 넓어졌기 때문인데요. 그동안 백화점 사업에 집중했다면 상장에 따른 투자 자금 조달이 쉬워져 신규 사업으로 영역을 넓힐 가능성이 큽니다.
김동선 본부장은 앞서 지난해 10월 미국 유명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론칭을 알렸습니다. 브랜드 도입을 위한 초기 기획부터 계약 체결까지 사업 추진 전 과정에서 김동선 본부장이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이브가이즈의 국내 첫 매장은 올해 상반기 오픈 예정이며 5년간 15개 이상 매장을 열 계획입니다. 하반기에는 스페인산 프리미엄 이베리코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 출시에 나설 예정입니다.
김동선 본부장은 지난해 한화솔루션 갤러리아부문 신사업전략실과 함께 기획·인사 등의 업무까지 통합한 전략본부의 본부장을 맡은 데 이어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로 승진하며 한화그룹의 승계구도가 명확해졌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방산 및 태양광 등 그룹 내 주력 사업을, 차남인 김동원 부사장이 금융을, 김동선 본부장이 호텔·리조트·유통 사업을 이끌 것이란 분석인데요. 그동안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승계작업을 해왔던 한화그룹은 지난해부터 삼형제의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며 사업재편에 나서고 있습니다.
3세 경영 기틀…삼형제 계열 분리 준비
한화그룹 승계구도.(그래픽=뉴스토마토)
김동관 부회장은 지난해 한화그룹의 방산사업이 집중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맡은 데 이어 최근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서는 등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김동원 부사장의 경우 지난해 ㈜한화가 한화생명의 최대주주인 한화건설을 흡수하면서 승계구도가 뚜렷해졌죠. ㈜한화가 한화생명 최대주주로 올라 금융계열사 지배구조가 단순해져 향후 금융사를 계열분리하거나 중간 금융지주사로 전환해 김동원 부사장이 맡게 될 시 지분 정리가 수월해질 수 있습니다.
현재 ㈜한화의 주요 주주는 김승연 회장(22.65%), 김동관 부회장(4.44%), 김동원 부사장(1.67%), 김동선 본부장(1.67%) 등으로 삼형제의 지배력이 크지 않습니다.
김동선 본부장의 남은 승계 과제는 지분 확보입니다. 현재 김동선 본부장이 보유한 한화그룹 내 지분은 ㈜한화 1.67%, 한화에너지 25%뿐입니다. 안정적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는 지주사 격인 ㈜한화와 함께 한화갤러리아 지분 확보가 중요합니다.
재계에서는 한화갤러리아 신규 상장 후 김동선 본부장이 ㈜한화와 한화솔루션이 가지고 있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지분(각각 49.80%, 49.57%)을 매입하고 몸집을 키우는 수순으로 승계 작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일각에선 김동관 부회장이 지분 확보를 위해 움직여야만 승계 작업이 본격화되는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김동관 부회장이 최대주주(지분 50%)에 올라있는 한화에너지를 ㈜한화와 합병하거나 김승연 회장의 지분을 증여 혹은 상속 받는 등의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김상수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계열 전반의 사업 및 지배구조 재편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한화가 금융 및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동시에 보유하게 되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계열사업 및 지분구조 변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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