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조현준
효성(004800) 회장이 취임 6주년을 맞았습니다. 2021년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는데요. 지난해에는 경기침체와 전방산업 수요 둔화로 실적이 부진했습니다.
조 회장은 그동안 새로운 사업 기회와 시장을 발굴·모색하며 효성을 이끌어 온 만큼 위기를 기회로 삼은 선제적·역발상적 투자를 통해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겠다는 전략인데요.
조현준 효성 회장이 201년 6월 울산 효성화학 용연공장 부지에서 진행된 '효성·린데 수소 사업 비전 선포 및 액화수소 플랜트 기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효성)
조 회장은 지난해 11월 창립 56주년 기념사에서 "어떠한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언제나 승리하는 기업', '백년기업 효성'을 만들어가는 데 힘을 모으자"며 "백년기업이 되려면 위기 뒤에 찾아올 기회를 잡을 수 있게 '준비된 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조 회장에게 준비된 자의 조건은 친환경 기술 혁신과 민첩한 대응입니다.
효성은 창업주부터 조 회장까지 이어진 기술 경영 철학에 따라 꾸준한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자체 기술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실제 1971년 국내 민간 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한 효성은 자체 기술을 토대로 스판덱스, 폴리에스터(PET) 타이어코드 등의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당장 효성중공업은 올해 1만3000톤 규모의 액화수소플랜트를 완공하는데요. 수소 공장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입니다. 이를 통해 5년 후 3만9000톤으로 생산 능력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입니다.
조 회장은 2021년
현대차(005380)그룹,
SK(034730)그룹, 포스코그룹과 '수소기업협의체'를 구성했는데요. 업계에선 수소 사업에서 가장 앞선 기업은 효성이라고 평가합니다. 효성은 이미 2008년에 국내 최초 수소충전소를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에 지었고 현재 수소충전시스템 국내 시장 점유율도 약 40%로 압도적인 1위입니다.
효성은 그룹 핵심 제품인 타이어코드, 스판덱스도 친환경 제품으로 생산해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조 회장은 친환경에 대한 실천이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다고 보고 소재부터 친환경적인 제품이 경쟁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우선 타이어코드는 타이어의 뼈대 역할을 하는 고강도의 섬유 보강재인데요. 승용차 타이어에는 PET 타이어코드가 주로 쓰입니다. 효성첨단소재는 PET 타이어코드 세계 시장 점유율 45%로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효성첨단소재는 바이오 기반 나일론 원사와 타이어코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2050년까지 모든 PET 타이어코드를 친환경소재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효성티앤씨(298020)가 생산하는 스판덱스 역시 세계 시장 점유율 30%로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는 레깅스 등 운동복에 많이 쓰이는데요. 효성티앤씨는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폴리에스터 '리젠'은 물론 옥수수를 원료로 한 스판덱스 섬유 '크레오라 바이오베이스드'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조 회장은 과감한 투자로 스판덱스를 뒷받침하고 있는데요. 그는 2020년 말 터키와 브라질 스판덱스 공장에 각각 연산 2만5000톤과 1만톤의 증설을 결정했습니다. 또 중국 닝샤 닝동공업단지에도 연간 3만6000톤 생산이 가능하도록 투자 결정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효성은 이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위기에도 안정적 공급망을 갖춰 시장 수요에 선제 대응한 셈이죠.
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에게 닥쳐올 경제위기는 지금껏 우리가 겪어보지 못했고 상상해 본 적 없는 더 혹독한 시련이 될 것"이라며 "최고의 품질과 원가 경쟁력 확보는 물론이고 나아가 고객이 안고 있는 문제까지도 해결해 주는 고객 몰입 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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