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지난 2015년 이후 지난해까지 적자 행진을 이어온
삼성중공업(010140)이 올해 9년만에 흑자 전환을 가시화하면서 삼성그룹 내 '아픈 손가락' 수모를 설욕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삼성중공업은 2021년 본격 정진택 사장 체제로 전환한 뒤, 견조한 수주 실적을 기반으로 올해 2000억원 규모의 연간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3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 5조9447억원, 영업익 854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전날 공시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적자에 대한 이유로 △고정비 부담 △강재가격 하향 안정화 둔화 △인력난에 따른 외주비·인건비 인상 영향 등을 꼽았습니다.
삼성중공업은 조선업황 악화와 동시에 2015년부터 8년간 적자를 냈습니다. 이에 남준우 전 사장이 2017년 12월 사령탑으로 새로 임명되고 삼성중공업을 이끌었으나 적자 고리를 끊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남 전 사장 체제의 첫 해인 2018년 당시 삼성중공업은 연 5452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결국 지난 2020년 12월, 4년만에 정진택 사장으로 수장을 다시 교체하며 흑자 전환의 속도를 올렸습니다.
부실한 재무 건전성에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삼성중공업 살리기'도 계속됐습니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과 2018년, 지난 2021년까지 세 차례 유상증자를 추진한 바 있습니다. 이에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전기 등 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참여가 잇따랐습니다. 현재 삼성중공업의 최대주주는 삼성전자로 15.2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2021년 기준 삼성중공업 유상증자에 들어간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출자 금액은 2300억원 규모로 전해졌습니다.
적자 랠리로 삼성그룹의 발목을 잡던 삼성중공업은 지난 2021년부터 시작된 조선업계의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수요 급증에 힘입어 분위기 전환의 기대를 모았습니다. 이에 정 사장은 2021년 122억달러 규모 수주량을 기록하며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는 성과를 이뤘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정 사장은 LNG를 중심으로한 사업 활동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정 사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고객의 필요를 앞서 해결해주는 솔루션 프로바이더(Solution Provider)가 되자"며 "이를 위해 LNG 밸류 체인을 더욱 고도화 시키자"고 강조했습니다.
LNG 관련 사업 강화 주문을 받은 삼성중공업은 같은해 94억달러 규모의 수주량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수주 목표치를 넘기는데 성공합니다. 특히 이 시기(2021년~2022년)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LNG 운반선은 총 58척, 122억달러 규모로 56%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LNG 운반선 건조 확대로 삼성중공업은 올해 연간 매출 전망을 지난해 5조 9447억원에서 확대한 8조원, 영업익 2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수주목표 역시 지난해 실적 94억달러보다 높은 95억 달러로 제시하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향후 2년치 이상의 건조 물량을 확보한 정 사장은 수익성 중심의 선별수주 전략을 펼쳐 올해도 수주 목표 초과 달성 계획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투자 검토가 진행중인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시장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3년 연속 수주 목표를 달성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 (사진=삼성중공업)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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