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음악저작권료 산정 방식을 두고 문화체육관광부와 법정 공방을 벌여왔던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들이 패소 판결 이후 적극적인 항소 검토 의사를 밝히며 올해도 갈등은 이어질 예정이다. 음악저작권료 소송에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도 참전 중인 만큼 향후 OTT 업체들과 통신사들이 연합 전선을 꾸려 공동 대응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를 상대로 음악 저작권료 징수율이 높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한 티빙·웨이브·왓챠가 지난달 1심 패소 이후 항소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3사는 항소 만기일인 오는 16일까지 구체적인 사항을 협의해 결정할 예정이며, 향후 항소를 한 뒤 통신사들과 논의를 통해 재판부에 사건 병합신청을 하는 방법도 고려 중이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일부 사업자가 일부 저작권료 채권 소멸시효를 원용하기 위해 무리하게 행정소송을 끌어가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음저협 관계자는 "국내 대형 OTT 사업자들은 영세사업자인 척하며 정당한 저작권료를 내지 않으려 하고 있으나 정작 중·소규모 OTT 사업자들은 자발적으로 성실히 저작권료를 납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송의 주요 사유는 OTT 대상 음악저작권 징수율이 방송사보다 과도하고, 필요경비를 일부 공제하고 요율을 책정하는 방송사업자와 달리 총매출액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등 차별 취급을 한다는 것이다. OTT 사업자들은 문체부가 이해관계인의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았고, 의견수렴 주체로 채택한 '음악산업발전위원회'의 위원의 경우 10명 가운데 이용자 위인은 3인에 불과해 각 5인 동수 구성이라는 운영 규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사진=웨이브)
OTT 음악저작권료 갈등은 2020년 7월 한음저협 음악저작권료 징수 개정안을 공고하고 문체부가 같은 해 12월 이를 승인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개정안은 OTT 대상 음악저작물 사용 요율을 2021년 1.5%로 설정하고 오는 2026년까지 1.9995%로 올리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음저협은 문체부가 승인한 OTT의 저작권 사용률은 1.5%로, 넷플릭스 등 일부 사업자는 2% 요율을 내고 있고 해외에 통용되는 수준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고 주장다. 반면 OTT 사업자들은 넷플릭는 사용자이자 권리자이기 때문에 저작권료 일부를 돌려받아 실질 요율은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OTT 사업자의 음악 저작권 적정 요율에 대해서도 서로 의견이 갈리고 있다. OTT 업체들은 사용료 산정 방식에서 시청 시간을, 음저협은 시청 횟수로 사용료를 구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음악저작권료는 상당한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콘텐츠웨이브와 티빙의 매출은 각각 1886억원, 1634억원이었으며 순손실 규모는 983억원과 652억원이었다. 가장 낮은 요율인 1.5%를 적용해도 한해 지급해야 하는 저작권료는 2021년 각사 매출을 기준으로 약 19억~34억원에 이른다.
결국 장기전에 돌입한 저작권료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요율뿐 아니라 이해 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지표가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용희 동국대 교수는 "납부하는 쪽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명확한 근거가 중요하다"면서 "깜깜이 논의 대신 열려있는 협의체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상호 검증할 수 있는 데이터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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