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12월 중순 수입액이 수출액을 초과하는 등 무역수지 적자가 이어지면서 올해 누적 무역 적자 규모가 더욱 커졌다. 이미 사상 최대를 넘긴 연간 무역수지 적자는 연말까지 5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관세청이 발표한 '12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33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했다. 이달 말까지 수출액 감소세가 이어질 경우 석달 연속 뒷걸음질이다.
수출 증가율은 지난 6월 한 자릿수로 내려온 후 둔화세다. 지난 10월 수출액은 작년보다 5.7% 줄어들며 2020년 10월 이후 2년 만에 감소로 돌아선 바 있다. 지난 11월에도 14% 줄었다.
같은 기간 수입액은 401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9%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64억27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누적 무역적자는 490억달러로 1964년 무역통계가 쓰인 이래 사상 최대치다. 지금까지 최대 기록인 외환위기 직전 1996년 206억2000만달러와 비교하면 2배 이상이다.
직전 통계였던 이달 10일까지 누적 무역수지 적자 475억달러와 비교하면 10일 만에 15억달러 또 늘었다.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누적 무역 적자는 500억달러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품목 수출 현황을 보면 전년 동기 대비 승용차(45.2%), 석유제품(27.1%) 등은 증가했고 반도체(-24.3%), 무선통신기기(-43.8%), 정밀기기(-11.2%) 등은 감소했다. 반도체는 세계 경기 침체로 업황이 악화하면서 이달까지 5개월째 감소세다.
국가별로는 주요국인 중국(-26.6%), 베트남(-20.6%), 일본(-12.2%), 대만(-22%)으로의 수출이 나란히 감소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6.1%, 1.2% 수출이 늘었다.
수입 현황을 보면 원유, 가스 수입액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15.4%, 100.7%나 증가했다. 반면 반도체(-14.9%), 석유제품(-22.5%), 무선통신기기(-44.8%) 등은 감소했다.
3대 에너지원인 원유(55억2200만달러), 가스(45억6700만달러), 석탄(13억4100만달러)의 합계 수입액은 114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1~10일 에너지 수입액 62억1000만달러와 비교하면 10일 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국가별로 보면 유럽연합(18.7%), 미국(17.3%)에서의 수입은 늘었고 중국(-11.6%), 일본(-16.4%), 사우디아라비아(-27.7%), 베트남(-9.6%) 등은 감소했다.
이달까지 9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에도 상반기까지는 경기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미국·중국을 중심으로 한 패권 경쟁, 금리 인상으로 인한 물가 상승 등 수출 둔화 요인이 상존해서다.
정대희 한국개발연구원(KDI) 글로벌경제연구실장은 "러·우 전쟁이 계속되면서 내년에도 에너지 등 공급망 충격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 인상이 멈춘다고 해도 주식, 주택 가격 같은 자산 가격은 인상폭이 즉각적으로 완화할 수 있지만 실물경제 안정은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21일 관세청이 발표한 '12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33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했다. 사진은 부산항.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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