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용 패널 사업 방향이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바(BAR)형' 스마트폰에 쓰이는 '리지드' OLED 패널 생산량을 크게 줄이면서 플래그십 모델에 쓰이는 '플렉서블'과 '폴더블' 패널로 사업 중심축을 옮겨가고 있어서다. 이른바 '캡티브(자사·계열사 납품)' 수요인 삼성전자 신제품 전략, 애플 등 핵심 공급처의 패널 수급 동향과도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삼성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용 리지드(휘지 않는) OLED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1900만대가 출하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3분기 리지드 OLED 출하량은 6263만대로 50.2%를 차지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는 "리지드 OLED 출하량 감소 흐름은 4분기에도 지속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용 리지드 OLED의 출하량은 2022년부터 연평균 20.8% 하락해 2027년에는 5000만대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고 내다봤다.
리지드 OLED는 그간 대중적 스마트폰 형태인 직사각형 제품에 탑재돼왔다. 리지드 OLED가 휘지 않는 이유는 디스플레이의 하부 기판과 보호 역할을 하는 봉지 재료가 유리여서다. 따라서 스마트폰 디자인 역시 형태 다변화에 한계가 있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갤럭시 언팩 2022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플립4'와 '갤럭시 Z 폴드4'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패널이 플렉시블 OLED다. 플렉시블 OLED는 유리 기판 대신 하부기판에 PI(폴리이미드)를 사용하고 유리 봉지 대신 얇은 필름인 TFE(박막봉지)를 활용한다. 이를 통해 유연성을 확보했으며 기존 유리를 사용한 부분보다 최대 수십분의 1까지 얇게 만들 수 있고 무게도 가볍다
그간
삼성전자(005930)는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6 이후 부터 엣지 형태의 플렉시블 OLED를 적용해왔다. 애플 아이폰 역시 2017년 아이폰X부터 플렉시블 OLED를 탑재해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갤럭시S 시리즈와 아이폰에 모두 플렉시블 OLED를 납품하고 있다.
특히 올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아이폰14 시리즈용 패널 공급량은 8000만대 중반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14 시리즈에 공급되는 총 1억2000만대의 패널 중 약 70%를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셈이다.
스마트폰용 플렉시블 OLED의 출하량은 올해부터 연평균 7.4%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비리서치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연평균 2.2%의 성장률로 2027년 2억2000만대의 플렉시블 OLED를 출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폴더블 시장의 성장도 삼성디스플레이에 호재다. 삼성전자의 내년 폴더블폰 신제품 생산계획은 갤럭시Z폴드5 354만대, Z플립5 686만대 등 총 1040만대다. 이는 올해 생산계획이었던 980만대에서 6% 늘어난 수치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지난 8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오는 2025년까지 갤럭시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폴더블폰으로 채우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갤럭시Z폴드5와 플립5의 폴더블 OLED 패널을 전량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폴더블 OLED의 출하량은 올해 1900만대에서 5년 만에 9000만대까지 약 4.8배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비리서치 관계자는 "향후 전세계 폴더블 OLED 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삼성디스플레이"라며 "2027년에는 전세계 폴더블 OLED 출하량 중 89.1%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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