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위메이드(112040)의 가상자산 위믹스가 4대 코인 거래소에서 상장폐지 조치가 내려지면서 전사적으로 추진해오던 블록체인 플랫폼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위믹스는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의 핵심 기축통화나 다름없는 코인으로, 4대 거래소에 일제히 퇴출되게 되면 NFT, 디파이 등 다른 서비스 구현에도 차질을 빚게 된 전망이다.
업계에선 위믹스 상폐가 FTX 파산 사태로 빚어진 글로벌 유동성 위기와 맞물리면서 본격적인 코인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위메이드가 국내에서 P2E(플레이투언) 게임 선구자로 불렸던 만큼 위믹스 상폐 조치 이후 정부의 P2E 허용 여부가 더욱 불투명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위메이드 사옥. (사진=위메이드)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이 속한 공동협의체(DAXA)는 중대한 유통량 위반 등을 이유로 위믹스의 거래 지원을 종료한다고 지난 24일 발표했다. 지난달 27일 위믹스를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한지 28일만이다. 이에 따라 위믹스는 이들 거래소에서 오는 12월8일부터 거래 지원이 종료된다.
위믹스가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되면서 전사적으로 추진해온 블록체인 사업 추진이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달 위메이드는 자체 메인넷인 위믹스 3.0을 출시한 데 이어 NFT(대체불가능토큰), DAO(탈중앙화 자율조직)을 접목한 '나일'을 선보이는 등 오픈 플록체인 플랫폼을 목표로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주력인 P2E게임 서비스에 있어선 내년 1분기까지 위믹스 플랫폼에 100개 게임을 온보딩하겠다는 목표도 세운 바 있다.
일단 위메이드는 상폐 조치와 상관없이 사업 추진은 계획대로 이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25일 장현국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일로 저희 사업이 영향을 받는 것은 매우 제한적"이라면서 "올해 말까지 하기로 한 온보딩을 성실하게 진행해 온보딩 게임을 30~40개까지 늘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P2E게임을 준비하거나 준비중인 게임사들에게도 위믹스 상폐의 파장은 간과할 수 없다. 국내와 중국에서만 사행성을 이유로 P2E게임 출시 허용을 불허하고 있는데 위믹스 사태를 계기로 더욱 보수적인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국정감사때 P2E 허용 여부에 대한 논의가 나왔었는데 당시까지만해도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보인 바 있다"면서 "국내에 허용할지 말지 고민하는 단계에 있는 상황에서 위믹스 상폐를 계기로 좀더 부정적 시각이 강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P2E게임 추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보인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위믹스 사태는 유통량을 어떻게 어디까지 보느냐를 놓고 소통이 미흡했고, 신뢰가 떨어지면서 불거진 일"이라며 "P2E게임, 블록체인 사업의 미래에 확신을 갖고 사업을 추진하는 곳들은 로드맵에 맞춰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늨 위믹스 상장폐지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의 시발점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코인에 대한 거래소의 규제 기준 또한 더욱 엄격해질 것이란 예상이다. 강성후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KDA) 회장은 "FTX의 경우 후속조치를 할 수 없어 무너진 반면 위믹스는 공식적인 대안 제시를 했는데도 상폐를 시켰다"며 "이는 곧상폐의 가이드라인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루나·테라 대폭락, FTX 파산 신청 등 문제가 터지면서 전반적으로 유동성 위기가 심화됐는데 위믹스 상폐를 계기로 본격적인 글로벌 제도권 진입에 따른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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