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야 주머니에서 손 좀 빼, 자연스럽게" "우와 너무 예쁘다" "이름이 똔뚜야, 스토리가 있나 봐"
22일 오후 5시30분께 찾은 롯데백화점 서울 명동 본점 앞에는 사진을 찍는 등 '찰칵' '찰칵' 휴대전화 카메라 소리가 연이어 들렸다. 시민들은 백화점 앞에 설치된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를 배경 삼아 포즈를 취하는 가하면 "포즈를 바꿔라"는 조언을 하기도 했다.
심지어 백화점 맞은편 거리에서는 긴 조명과 트리를 한번에 담기 위해 DSLR 카메라를 들고 나온 시민들도 종종 볼 수 있었다.
롯데백화점의 외관은 '크리스마스 드림 모먼츠'를 테마로 크리스마스를 아날로그 감성으로 풀어냈다. 외벽에는 100m 이상의 파사드(전면부)를 3층 높이로 세우고 이 전체를 크리스마스 트리와 조명으로 장식했다. 파사드에 설치된 쇼윈도와 영플라자의 미디어파사드에서는 롯데백화점이 제작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과 핀란드 동화 속 크리스마스 선물 요정인 '똔뚜'가 고객들을 맞이했다.
롯데는 크리스마스 특유의 로맨틱한 분위기를 위해 내부도 꼼꼼하게 신경 썼다고 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1층에는 꿈같은 크리스마스의 시작을 알리는 컨시어지 데스크를, 지하 1층에는 요정들이 뛰어노는 크리스마스 가든을 설치하는 등 고객들이 본점에 머무는 내내 로맨틱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도록 꾸몄다"고 설명했다.
22일 저녁 롯데백화점 본점의 외관 모습. 지나가는 시민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영상=최유라 기자)
안전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롯데는 30명 이상의 인력을 보행자 동선과 건너편에 배치해 보행자 안전 관리와 교통 통제를 펼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350만개의 LED칩으로 화려한 영상미를 자랑했다. 총 3분여 가량 선보이는 미디어 파사드는 크리스마스 기차를 타고 설경 위를 달려 도착한 마법의 성에서 펼쳐지는 파티의 현장이 담겨 있다.
영상이 나오니 근처를 지나던 외국인 관광객들도 발길을 멈추고 백화점 외관을 구경했고 얼굴에는 하나같이 연말 분위기를 즐기는 기대감과 설렘을 볼 수 있었다.
미디어 파사드의 외관이 3년 만에 바뀐 점도 눈길을 끌었다. 이는 파리 오르세 박물관의 유리벽에서 영감을 얻어 에펠탑을 연상케하는 디자인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서울 도심을 대표하는 경관 조명 장식으로도 손색없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신세계는 거리에서의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본점 본관 주변과 맞은편 건물에 340m 규모의 펜스를 설치했다. 이날 현장에 있던 안전·교통요원들은 사진을 찍으려는 시민들이 차도로 내려가지 못하도록 지도하고 있었다.
22일 저녁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외관을 찍기 위해 시민들이 모여 있다.(사진=최유라 기자)
같은날 여의도 '더현대 서울' 실내정원 사운즈 포레스트에 꾸민 'H빌리지'는 마치 크리스마스 마을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13m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와 120여그루 나무, 11개 캐빈하우스(통나무집), 6000개의 조명들이 동화같은 공간으로 느껴지게 만들었다.
이 백화점은 퇴근 시간대 전인 오후 4시30분께 찾았음에도 H빌리지를 구경하려는 인파로 북적였다. 6층 중앙에는 H빌리지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돼 있었다. 포토존에 놓인 단상과 거울 덕분에 인증샷을 찍기 수월해 보였다.
현대백화점(069960)은 사람들이 몰릴 것에 대비해 안전관리인원을 평소 대비 2배 이상 확대했고, 주말에는 웨이팅 시스템을 운영해 입장 인원을 통제하고 있다.
22일 더현대 서울의 H빌리지에 전시된 대형 트리의 모습.(영상=최유라 기자)
갤러리아백화점은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보테가 베네타'와 손을 맞잡았다. 외관은 보테가 베네타의 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티유 블라지가 처음으로 선보인 '2022 겨울 컬렉션'에서 영감을 받아 황금빛으로 장식했다.
특히 14m 높이의 대형 구상나무로 제작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함께 선보여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더했다. 골드 큐브로 장식한 이 트리는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트리의 모습에 황금빛을 더해 더 따뜻하고 화려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갤러리아백화점에 전시된 보테가 베네타 크리스마스 트리(사진=갤러리아백화점)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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