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서 본 시내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건설사들의 자금조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자금시장 신용 문제가 불거지면서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부담 증가는 물론 조달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조달이 불가능할 경우 자금 여력이 있는 대형 건설사는 어느 정도 방어가 가능하지만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중견 건설사의 경우 고금리로 차환하거나 자체자금으로 상환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사들은 만기를 앞둔 회사채를 자체적으로 조달하거나 보유한 현금으로 상환하고 있다.
먼저
삼성물산(028260)은 지난 3일 만기된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현금으로 상환했다. 또 SK에코플랜트도 지난달 만기였던 2000억원 규모의 만기 회사채를 현금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포스코건설도 지난달 22일 만기가 도래한 1100억원의 회사채를 자체 보유 현금으로 상환했다.
롯데건설은 계열사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데 이어 이틀 뒤인 20일에는 롯데케미칼을 통해 5000억원을 차입했다. 지난 9일 롯데정밀화학으로부터 3000억원을 차입하며 총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했다.
내년 만기를 앞둔 대형 건설사 회사채 규모도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물산은 내년 4월 4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 만기가 예정된 가운데 11월에는 1700억원 수준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SK에코플랜트도 내년 4월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시작으로 내년 연말까지 총 6500억원 수준의 회사채 만기가 예정돼 있다.
대형 건설사뿐 아니라 중견 건설사가 발행했던 회사채 만기도 곧 도래할 전망이다.
태영건설(009410)은 내년 3월 1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태영건설은 회사채뿐 아니라 1년 이내 갚아야 하는 당기차입금 규모도 상당하다. 올해 3분기 기준 태영건설의 단기차입금은 약 4075억원에 달한다.
동부건설은 내년 상반기까지 총 750억원의 수준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며 한신공영은 같은 기간 1070억원 수준의 회사채 만기가 예정돼 있다.
최근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우려로 건설사들이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 여력이 대형 건설사보다 떨어지는 중견 건설사의 경우 회사채 만기 시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건설사 관계자는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기 전에 차환을 하는 게 가장 좋지만 이자도 2~3%포인트씩 올라간 상황"이라며 "분양 시장에 어려움이 있는데 현금은 돌지 않고 있어 차환할 것인지 현금으로 상환할 것인지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지금 건설사 회사채 상황이 기존 4~5%대 하던 것들이 지금은 20%까지 얘기하는 상황"이라며 "1금융권에서는 거의 빌려주지 않아 2금융권에 손을 벌려야 하는데 갑자기 금리가 오르며 부담해야 하는 이자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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