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서울시 지방의회 의원 26%가 겸직을 통해 외부수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의원직 보수보다 높은 외부 수입을 버는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제대로 하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서울시의회 및 25개 구의회 지방의원 겸직 현황 분석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현직 서울시 의원과 구의원 총 539명의 겸직신고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 내용을 발표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총 539명의 서울 지방의원 중 335명이 겸직하고 있다. 이 중 142명(26%)의 의원들이 겸직을 통한 외부수입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울시의회 결과를 보면 시의원 총 112명 중 108명(96.4%)이 겸직 신고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보수를 받는 의원은 29명이다. 유보수 겸직 내역 총 36건 중 사장이 19건으로 가장 높았고 임대사업자가 7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임대업을 신고한 시의원의 소속 정당별로는 국민의힘 6명, 더불어민주당 1명이다.
구의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총 427명의 의원 중 227명(53.2%)이 겸직을 신고했다. 이중 유보수 겸직을 신고한 의원은 113명으로 절반 수준이다. 신고건수는 137건으로 총 보수액은 52억1050만원이다. 이를 유보수 겸직중인 총 의원수(113명)로 나눴을 경우, 한 명당 평균 겸직 수입이 연 4611만원이란 계산이 나온다. 구의원 중 임대업을 신고한 의원은 총 21명으로 조사됐다. 다만, 25개 자치구의회 중 구로구와 은평구는 보수현황을 비공개해 집계에서 빠졌다.
구의회 1인당 연평균 보수 신고액은 송파구의회가 약 8563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그 뒤로 △강남구(7880만원) △양천구(7450만원) △강동구(6313만원) △영등포구(3775만원) 순이다. 겸직을 통해 보수를 가장 많이 받는 의원은 이성수 강남구의회 의원(4억원)이다.
경실련은 "지방의회의 겸직 심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지방의회의원의 겸직 심사 건수와 사임 권고 건수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했다"며 "이 과정에서 상당수의 시의회, 구의회가 ‘정보부존재’를 통보했고 그 사유로 지방의회의원의 겸직 행위가 지방의회의원의 의무를 위반한다고 보는 경우가 없어 겸직 심사를 열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지방의원은 해당 지자체가 출자·출연한 기관·단체 소속이 아니면 지방의회 의장에게 신고한 뒤 겸직할 수 있다. 그동안 지방 의회의원들에 대한 겸직 허용 이유 중 하나도 일명 '무보수 명예직'으로 겸직을 못하게 할 경우, 출마를 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었다.
이에 경실련은 "서울시의 의정활동비는 총 6654만원으로 추정되고, 구의원들의 총 연봉은 4500만원으로 적지 않은 금액의 연봉을 받고 있다"며 "이번 조사에서 4500만원 이상의 외부수입을 벌고 있는 지방의원이 구의회의원만 총 42명인데 의원 연봉보다 외부수입을 통해 벌어들이는 의원들이 과연 지방의원직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 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지방의원 포함 1급 이상 고위공직자에 대해 불로소득을 취하는 임대업 금지 △지방의원 겸직을 통한 외부수입 제한 △서울시의장과 각 구의회 의장의 지방의원 겸직신고 내역에 대한 심사 착수와 결과 공개 등을 촉구했다.
경실련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서울시의회 및 25개 구의회 지방의원 겸직 현황 분석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경실련)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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