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보수신당을 창당하게 될 경우, 국민 16.0%가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신당이 등장하면 민주당은 39.7%, 국민의힘은 30.9%의 지지율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의 이탈이 더 컸다. '이준석 신당'은 세대별로는 20대에서, 지역별로는 호남에서 지지율 2위를 기록하며 두각을 보였다. 민심의 풍향계로 읽히는 중도층 지지율도 19.9%로, 20%에 육박했다.
14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56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16.0%가 이준석 전 대표가 중도 성향의 보수신당을 창당할 경우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이준석 신당' 창당시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39.7%, 국민의힘 30.9%, 이준석 신당 16.0%, 정의당 2.3%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 다른 정당' 1.2%, '없음' 7.2%, '잘 모름' 2.7%였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특히 '이준석 신당'이 등장할 경우 국민의힘 보다 민주당의 이탈이 더 큰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7.0%, 국민의힘 36.6%, 정의당 2.3%였지만, 신당을 창당할 경우 민주당은 7.3%포인트 줄어든 39.7%, 국민의힘은 5.7% 하락한 30.9%로 나타났다. '이준석 신당' 창당시 보수의 분열로 국민의힘이 큰 손실을 볼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랐다. 다만, '이준석 신당' 등장이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체제를 뒤바꾸지는 못했다. 정의당은 신당 창당에도 2.3% 지지율을 그대로 유지했다.
앞서 이준석 전 대표는 지난 6일 법원 판결로 당대표 직함을 공식적으로 잃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소집된 당 중앙윤리위원회는 자정을 넘기는 마라톤회의 끝에 이 전 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1년의 추가징계를 처분했다. 이에 따라 당대표 복귀도, 전당대회는 물론 차기 총선 출마도 사실상 가로막혔다. 현재로서는 이 전 대표가 차기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무소속으로 나서거나, 세력을 도모해 신당을 창당하는 것밖에 없다. 다만 이 모두 '탈당'이라는 정치적 부담을 감내해야 한다. 이 전 대표는 윤리위의 추가징계 후 첫 메시지로 "어느 누구도 탈당하지 말라"고 밝힌 상태다.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이준석 신당' 창당시 가장 큰 변화는 20대에서 있었다. 국민의힘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세대별 1~3위를 보면, 20대 민주당 39.8% 대 이준석 신당 23.5% 대 국민의힘 20.0%, 30대 민주당 39.9% 대 국민의힘 28.5% 대 이준석 신당 18.2%, 40대 민주당 52.2% 대 국민의힘 23.6% 대 이준석 신당 14.7%, 50대 민주당 45.8% 대 국민의힘 27.8% 대 이준석 신당 11.9%였다. 20대부터 50대까지 민주당이 1위를 지킨 가운데 60대 이상에서는 국민의힘 44.8% 대 민주당 28.1% 대 이준석 신당 14.1%로 선두가 바뀌었다.
지역별 1~3위를 보면, 서울 민주당 43.7% 대 국민의힘 31.9% 대 이준석 신당 16.4%, 경기·인천 민주당 41.2% 대 국민의힘 31.3% 대 이준석 신당 14.0% 순이었다. 호남에서는 '이준석 신당'이 국민의힘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광주·전라 민주당 55.9% 대 이준석 신당 23.6% 대 국민의힘 10.0%였다. 서진정책 등 계속해서 애정을 보인 덕으로 풀이됐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보수의 분열을 틈타 민주당이 1위로 올라섰다. 민주당 40.0% 대 국민의힘 35.0% 대 이준석 신당 11.5%로, 민주당이 오차범위 내에서 국민의힘을 눌렀다. 보수의 심장부인 대구·경북은 국민의힘 35.2% 대 민주당 28.6% 대 이준석 신당 18.2%로, 국민의힘이 텃밭 우위를 가져갔다. 이외 대전·충청·세종 국민의힘 34.9% 대 민주당 31.2% 대 이준석 신당 17.8%, 강원·제주 국민의힘 39.0% 대 민주당 19.5% 대 이준석 신당 17.5% 순이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을 마친 뒤 법원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성향별 1~3위를 보면, 민심의 바로미터인 중도층에서는 민주당 35.5% 대 국민의힘 24.5% 대 이준석 신당 19.9%로, 민주당이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 보수층에서는 국민의힘 58.5% 대 민주당 15.0% 대 이준석 신당 15.0%로, 민주당과 신당이 동률을 기록했다. 다만 국민의힘에는 크게 못 미쳤다. 진보층에서는 민주당 68.4% 대 이준석 신당 13.3% 대 국민의힘 9.7%로, '이준석 신당'이 20대와 호남에 이어 또 다시 2위를 차지했다. 지지 정당별 1~3위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 국민의힘 77.0% 대 이준석 신당 13.4% 대 민주당 2.2%, 민주당 지지층 민주당 77.3% 대 이준석 신당 14.2% 대 국민의힘 1.8%로, 각각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이준석 신당'은 10%대 지지율로 2위를 형성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50명이며, 응답률은 3.7%다. 8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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