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이승재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약자와의 동행'을 정책 기조로 삼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안심소득'을 지원사격하겠다고 나섰다.
12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김용판 의원은 오 시장에게 "'약자와의 동행'을 키워드로 잘 잡았다"라며 "이재명 대표의 기본소득 문제에 대해서 설명해보라"고 주문했다.
이에 오 시장은 "기본소득은 소득수준과 무관히 경제적 여유있는 사람과 한끼조차 해결하기 어려운 분들에게 무차별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것이 본질"이라며 "안심소득이 양극화 해소에 훨씬 유용한 수단으로 '수원 세 모녀 사건' 같은 복지 사각지대를 없앨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오 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대표의 기본소득은 '양극화 해결을 방해하는 나쁜 정책'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기본소득'은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내놓은 정책으로, 공평하게 소득을 지원한다는 보편적 복지다.
이어 "기존 복지혜택을 받기위해선 가난을 입증하고 그 과정에서 행정적인 허점, 부정수급이 생긴다"라며 "누더기 복지제도를 보완해도 수원 세 모녀 사건 등은 계속 재발하겠지만 안심소득 제도는 이런 사각지대 없앨 것이기 때문에 (이 대표의 기본소득 개념을) 대체하는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안심소득을 서울 전역에 확대할 경우 7조원에 달하는 재원 마련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이에 오 시장은 "기초수급자제도와 차상위제도를 폐지하는 등 거의 대부분의 혜택을 줄이면서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에 들어간 복지재원에 안심소득 7조원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초수급자의 경우 한번 선정되면 노동 기회가 생겨도 일을 안 하기 때문에 평생 수급자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라며 "안심소득 실험으로 파악하려고 하는 건 근로의욕의 변화"라고 말했다.
안심소득과 기초수급자·차상위계층 지원을 포함하는 기초생활보장제도와의 차이점에 대한 이만희 의원 질의엔 "안심소득은 정부로부터 생계비 지원을 비롯해 최소한의 생활비를 받기 위해 인간의 자존감을 내릴 필요없다는 게 특징"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중위소득50% 아래 저소득층이 121만 가구인데 그 중 33만 가구만이 국가로부터 혜택을 본다"며 "국민들이 이해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오 시장은 "시 기준으로 110만 가구에 생계비를 지원해야 하는데 4분의 1밖에 못했다"라며 "일정한 기준을 정하고 그 기준에 미달하는 기준의 50% 제공하므로 어려울수록 더 많이 지원하는게 핵심이며 근로 의욕 상실 단점이 최소화될 것"이라고 답했다.
내년까지 총 800가구를 대상으로 실험하는 것은 표본 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오 시장은 "여러가지 경우의 수로 비교집단과 대조집단을 비교하려면 좀 더 많은 숫자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커지고 있다"라며 "모집단을 2배 정도 늘리는 것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장제원 의원도 "안심소득이 대표 공약인데, 국회에서 지원할 일 있으면 하겠다"라며 "어려운 사람들 8만원 덜 받는 통계가 나오는데, 이 분들이 (중위소득) 76% 이상이 되면 시범사업을 하게 되므로 촘촘히 더 잘 만들수 있는 샘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장 의원은 "(기초생활보장제도로) 90만원 지원 받던 사람이 안심소득으로 80만원을 받는다는 기사를 봤는데, 어려운 사람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맞냐"며 "안심소득 예산을 보면 81조원 정도를 지출하더라도 추가 32조 나온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오 시장은 "(안심소득으로 지원금이 줄어드는 것은) 시정했다"며 "예산은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것으로 보면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안심소득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핵심공약인 소득보장제도로, 시는 올해부터 3년간 실험집단을 모집해 중위소득 85% 이하 가구에 중위소득 85% 기준액과 가구소득 간 차액의 절반을 지급한다. 소득이 없는 1인 가구는 중위소득 85% 기준액인 165만3000원 대비 가구소득 부족분의 절반인 82만7000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이승재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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