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지난 8월8일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서울 강남역 일대에 인명사고 등 침수피해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사이비 전문가들은 사회적으로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 참석해 지난달 침수피해에 관한 책임을 묻는 김형재 국민의힘 시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의원은 "현재까지 강남역 일대 수방대책 기 투입 예산이 1716억원이고 앞으로 신설 예산, 기타 부대 시설 공사비까지 약 400억 더 투입돼 총 2119억원이 소요될 예정으로 (10년 전 계획했던 예산보다) 800억원이나 더 썼는데 배수 터널이 없어 강남역 일대가 침수됐고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여기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고 책임졌다는 말도 들은 적 없다"고 질타했다.
이에 오 시장은 "10여년 전에 이곳 지형을 몰랐던 것도 아니고, 깔때기 모양으로 주변에서 빗물 모여들 수 밖에 없는 지형이란 것도 알았다"며 "당시 비 피해 직후 다신 그런 피해를 보지 말자는 뜻에서 대형 빗물저류터널을 만들려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이후 일부 전문가를 자처하는, 제 입장에서 보면 대형 재난 사고 시 단골로 방송 등장해 전문 지식을 과시하는 전문가가 몇 명 있는데 그 분들이 서울시에서 주재하는 각종 검토 모임이나 회의에 참석해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며 "이번에 사고가 났는데 그 분들의 자취를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정이 어찌됐든 그 분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져서 전임시장 시절에 강남 일대에 만들기로 했던 건 결국 무산됐다"라며 "시장과 담당자가 바뀌어도 (빗물저류시설 사업이) 꾸준히 지속가능한 정책으로 남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오 시장은 과거 재임 당시인 2011년 폭우로 우면산 산사태가 일어난 후 수해 예방 대책으로 상습침수 지역 7곳에 대심도 빗물터널을 건설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이듬해 박원순 시장이 취임하면서 신월동 1곳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빗물터널 계획을 백지화했다. 대신 강남역 일대에 1317억원을 들여 용허리공원 빗물저류조 설치, 역경사관로 개선, 반포천 유역분리터널 사업 등 분산된 수방 대책을 진행했다.
현재 서울시는 강남역 일대에 매년 반복되는 침수 피해를 해결하기 위해 대심도 빗물 배수시설 설치를 위한 용역설계를 올해 하반기 착수할 예정이다. 늦어도 2027년까지는 준공한다는 목표다. 빗물터널이 완성되기 전에 또다시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노후 펌프 교체 등의 사업도 병행한다.
오 시장은 "워낙 장기간 사업이라 완공까지 언제 어떤 침수 피해가 발생할지 알 수 없어, 빗물펌프장에 노후 펌프시설 교체 등 배수능력 향상은 물론 통수능력이 부족한 하수관로는 조기 개선하는 등 구조적인 대책을 강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구조적인 대책으로는 이번에 침수피해를 입은 주택·상가 등에 중점적으로 침수 방지 시설을 추가 설치하고 모래마대 설치와 하수관로를 준설한다"며 "빗물받이 전담관리자도 채용해 빗물받이 준설 상시 시행, 반포천·사당천은 하상 준설로 하천 통수 단면을 더 키워서 통수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과 경기북부 등 수도권에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달 8일 서울 강남구 일대 도로가 침수돼 차량이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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