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 민·관·군 총력 지원이 살렸다
50여 민·관·군 단체에 고객사·협력사 등 지원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토페도카 5기 포항 급파
최정우 회장 “제철소 조기 정상화로 보답할 것”
2022-09-14 17:15:27 2022-09-14 17:15:27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태풍 힌남노 침수 피해로 제철소 대부분이 침수된 포스코(005490) 포항제철소가 민·관·군 총력 지원으로 고비를 넘겼다.
 
포스코는 14일 “7일부터 긴급하게 시작된 피해 복구 작업에는 포항제철소 임직원은 물론 광양제철소, 그룹사, 협력사 임직원들이 총력을 다해 24시간 매진했다”며 “이에 더해 경상북도, 소방청, 해병대, 고객사 등 전국 50여개 민·관·군의 지원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포항제철소는 이번 지원으로 위기를 넘기고 12일부터 전 고로 정상 가동 체제에 돌입해 철강반제품 생산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광양제철소 협력사 '두양전력' 직원들이 포항으로 달려와 복구를 도왔다. 두양전력 직원들이 물에 잠겼던 연주공장 유압 펌프를 수리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포항제철소 초유의 위기 상황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모든 분께 포스코그룹 임직원을 대표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보내주신 성원과 응원을 통해 국가 경제에서 우리 제철소가 가진 막중한 책임감을 다시 느끼며, 제철소 조기 정상화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소방청은 7일 울산화학센터에 보유한 대용량포 방사시스템 2대를 포항제철소에 배치했다. 국내에 단 2대뿐인 이 시스템은 분당 최대 7만5000ℓ의 물을 배출할 수 있는 첨단장비다. 제철소 주요 침수 지역 배수 작업의 속도를 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소방청 산하 경상북도 소방본부와 포항남부소방서는 8일부터 소방 인력은 물론 소방 차량 41대와 소방 펌프 224대 등을 투입했다. 소방본부는 배수작업 전반을 총괄하며 장비와 소방대원의 효율적인 배치, 철야 작업 등 일 단위 작업 진도 관리를 도왔다.
 
해병대는 9일 소방 펌프와 양수기, 분뇨수거 차량을 지원했다. 11일에는 직원들의 근무복을 세탁해줬다. 앞서 제철소 침수가 시작된 6일에는 장갑차를 투입해 제철소 내부 진입을 도왔다.
 
고객사 지원도 이어졌다. 포스코 후판제품 최대 고객사인 현대중공업(329180), 대우조선해양(042660), 삼성중공업(010140) 등 조선 3사는 소방펌프와 고압세척기, 발전기 등을 지원했다.
 
SK그룹 사회공헌 네트워크 ‘행복얼라이언스’는 3일간 밥차를 연결해 지원했다. 전국재해구호협회는 세탁구호차량을 통해 직원들의 작업복 세탁을 지원했다.
 
현대제철(004020) 당진제철소에서는 토페도카(Torpedo Car) 5기를 포항으로 급파했다. 토페도카는 쇳물 운반 용기를 싣는 차량이다. 고로에서 생산한 쇳물은 토페도카에 담겨 제강공정에 옮겨진다.
 
포스코는 “침수로 사용이 어려웠던 포항제철소 토페도카를 대신해 현대제철의 토페도카가 포스코의 쇳물을 성공적으로 옮기면서 위기 상황에서 철강 업계 간 협심이 빛을 발했다”고 말했다.
 
광양시에서도 지원군이 달려왔다. 광양제철소 약 20개 협력사는 전문 인력 370여 명을 파견해 각종 수리 작업에 일손을 보탰다. 광양제철소 협력사인 광양기업은 피해 복구 작업 개시 즉시 진공청소 차량과 살수 차량 등을 지원했다. 10일에는 직원들에게 떡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는 9일 포항제철소 복구 현장을 재차 방문해 점검하던 중 포스코로부터 추가 복구 장비 지원을 요청받고 관계 기관에 즉각 지원을 지시했다.
 
포항제철소 피해 복구작업을 지원 나온 소방공무원들이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을 활용하여 공장 내부의 물을 빼내고 있다. (사진=포스코)
 
이 밖에 국방부와 포항시, 영덕군, 의성군, 한국도로공사, 철강관리공단, 포항상공회의소, 광양상공회의소, 육군 50사단, LS산전 등에서도 각종 장비와 물품, 식음료 등을 보내와 포항 제철소 복구를 응원했다.
 
복구 작업을 지휘한 이영팔 경북소방본부 본부장은 “영롱하게 빛나던 포항제철소 야경이 꺼진 모습을 보고 심장이 무너지는 듯 마음이 아팠다”며 “포항제철소가 타격을 입으면 지역 경제와 국가 경제가 다 같이 무너진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지원했다”고 말했다.
 
중앙119구조본부 울산119화학구조센터 박홍출 센터장은 “극도로 피곤한 일정이었지만, 국가 기간 산업 수호에 대한 사명감으로 대원들이 헌신적으로 임했다”며 “형산강 너머 다시 포항제철소의 완전한 불빛을 볼 수 있을 때까지 응원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포스코는 24시간 복구 작업을 이어가 조업 정상화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무엇보다 규정된 절차에 철저히 입각해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침수 피해로 가동이 중단됐던 제철소 내 식당을 14일부로 다시 열고 복구 작업 인력들에게 도시락 대신 정식 식사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냉천의 범람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본 포항제철소 압연 지역은 약 90% 정도 배수가 끝났다. 일부 공장은 전기 공급이 시작됐다. 포스코는 배수 작업과 지하시설물 점검이 완료되면 피해 규모 추산과 압연라인 가동 계획 수립을 시작한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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