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아우디코리아가 6일 선보인 첫 순수 전기 컴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4-e트론이 환경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Q4-e트론을 통해 전기차 대중화에 나서겠다는 아우디코리아 전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김성환 아우디코리아 제품 담당 트레이너는 이날 포시즌스서울호텔에서 열린 Q4-e트론과 Q4 스포트백-e트론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Q4-e트론은 환경부의 겨울철 주행가능거리 측정 기준에 못 미쳐 보조금을 못 받게 됐다"며 "스포트백 모델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우디 Q4 e-트론. (사진=아우디)
Q4-e트론은 지난해 4월 세계 시장에서 첫선을 보였으며, 출시 이후 프리미엄 전기차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모델이다. 국내에는 기본형과 프리미엄 2가지 트림으로 출시된다. 가격은 각각 5970만원, 6670만원이다. Q4 스포트백 e-트론은 6370만원(기본형), 7070만원(프리미엄)이다. Q4 스포트백 e-트론의 국고보조금은 289만원이다.
보급형 모델인 Q4-e트론이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서 사전 계약한 고객들의 취소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재 Q4-e트론과 Q4 스포트백 e-트론의 사전 계약 대수는 7000대 수준이다. 오는 19일부터 차례로 인도를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 전기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보조금이 없다는 딜러 얘기에 계약을 취소했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Q4 e-트론의 보조금 제외로 Q4 스포트백 e-트론보다 실질적인 구매 가격이 높아졌지만, 아우디코리아는 당장 할인 등 프로모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아우디 Q4 e-트론 실내.(사진=아우디)
박영준 아우디코리아 마케팅담당 상무는 "현재 재인증 계획은 없다"며 "연식변경 모델이 나올 때나 가능하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아우디코리아는 그동안 국내에 e-트론 50, e-트론 GT 등 1억원이 넘는 고가 전기차를 선보이다 Q4-e트론을 통해 전기차 대중화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보조금 이슈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오는 15일 국내 출시되는 폭스바겐 전기차 ID.4가 5000만원대 가격에 국고보조금이 651만원에 달하는 만큼 가격 경쟁력에서 크게 밀린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아우디는 메르세데스-벤츠, BMW와 함께 독일 3사 체제를 유지해 왔지만, 최근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3위 자리도 위협받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8월 아우디 판매량은 1만2645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4% 감소했다. 점유율은 7.17%에 그쳤다. 같은 기간 메르세데스-벤츠(28.7%), BMW(28.56%)와 큰 차이를 보인다. 4위 폭스바겐(8586대, 4.87%), 5위 볼보(8556대, 4.85%)가 바짝 추격하고 있어 언제든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실제 지난 4월 볼보는 1332대로 메르세데스-벤츠, BMW에 이어 3위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아우디코리아는 보조금 이슈에도 Q4-e트론의 디자인과 성능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82kWh용량의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시 Q4 e-트론은 36㎞, Q4 스포트백 e-트론은 357㎞의 주행이 가능하다.
임현기 아우디코리아 사장은 "Q4-e트론은 눈높이가 높은 한국 고객의 수준을 충족할만한 디자인이라 확신한다"며 "앞으로 한국 고객 성향에 맞게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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