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세계 3대 아트페어 프리즈가 한국국제아트페어와 손잡고 국내 역사상 가장 큰 아트페어를 연다. 아트페어에 즈음해, 미술품 투자에 앞서 컬렉터들이 알고 있으면 좋은 세금 제도를 소개해본다.
먼저 취득단계를 살펴보겠다. 현행 세법상 부동산 취득세율이 12%까지 이르고 있지만, 다행히 미술품 취득에는 취득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미술품은 부동산이나 주식처럼 등기부나 주주명부에 등기등록하는 절차도 없어, 등록면허세도 없다. 미술관을 건설할 때는 건물과 토지를 취득해 취득세가 부과되기도 하는데, 이때는 지방세특례제한법에서 별도 규정으로 취득세를 면제하고 있다.
한편 미술품 취득가액을 손금처리할 수 있는지 살펴보면, 원래 법인은 업무무관자산을 매입하면 손금처리를 받지 못한다. 그러나 장식 환경미화를 목적으로 사무실·복도에 상시 전시하는 1000만원 이하의 미술품은 업무와 무관하더라도 손금처리를 받을 수 있다.
두번째, 보유 대여 단계에서 부동산을 투자할 때는 보유세라 통칭하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된다. 보유세액이 연 1200만원만 되어도 월 100만원을 납부하는 셈이므로 적지 않은 부담이다. 하지만 미술품을 보유하는 사실에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되지 않아 부담이 적다.
미술품에 투자하면 곁에 두고 즐기기도 하고 수장고에 보관하기도 한다. 그런데 특별한 작품은 때로는 작품 대여소득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작품 대여 요청은 미술관이나 기획전시에서 오는 경우가 많은데 대여사례금은 일시적 우발적인 소득이므로, 소득세법은 이를 기타소득으로 구분한다. 대여사례금이 3백만원을 넘지 않으면 기존 소득과 합산하지 않고 분리과세해 22% 세금을 내고 끝낸다. 합산과세하지 않기 때문에 누진세율 부담이 없다.
아예 미술품 렌탈업자와 계약하여 연중 대여 수익을 벌어주는 작품도 있는데, 이때는 계속 반복적인 수익이 발생하므로 자영업자와 같이 '사업소득'으로 보고 종합소득세가 부과된다.
셋째, 유통 단계에서 부동산 중 상가건물을 양도할 때는 부가가치세가 부과될 수 있다. 증권 양도에는 수익 여부와 무관하게 증권거래세가 부과된다. 반면 미술품을 유통할 때는 증권거래세가 부과되지 않고, 부가가치세도 면세된다. 단 오리지널 예술창작품만 부가가치세 면세되고, 사업자가 대량 생산하는 판화나 대량 제작하는 아트토이는 부가가치세가 과세된다. 작가가 소량만 생산하는 판화와 아트토이는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해외 수입 미술품은 관세가 면제되면 연계하여 부가가치세를 면세하는데, 관세법에서 역시 오리지널 예술창작품을 무관세로 하고 있어 부가가치세가 면세된다.
반대로 미술품 중에 보석 및 귀금속 공예품이 500만원을 넘거나, 아트 퍼니처가 800만원이 넘는 경우는 초과 금액에 대해 개별소비세(구 특별소비세)가 20% 부과된다. 아트 퍼니처에는 나전칠기 장롱도 포함된다. 다만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의 공예품은 개별소비세가 면세된다.
넷째, 처분 단계에선 미술품의 양도를 통해 차익이 발생하면 그때는 부동산이나 주식처럼 소득세를 과세한다. 하지만 특별한 혜택을 마련하고 있다. ①양도일 현재 생존 국내 원작자의 작품은 과세대상에서 제외한다. 국내 원작자란 대한민국 국적자 원작자로서 생존한 자와, 국적은 외국이지만 우리나라에 183일 이상 거주하며 국내에서 주로 활동하는 자를 통칭한다. ②열거한 작품만 과세대상이다. 회화, 데생, 파스텔, 콜라주, 오리지널 판화, 100년 넘은 골동품 등이 열거되어 있다. 이때 조각품은 열거되어 있지 않아 과세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유리하다. 공공미술, 개념미술의 도안도 제외된다. ③과세대상 중에도 양도가액이 6000만원 미만이면 과세하지 않는다. 6000만원은 개·점·조가 단위다. 사업자등록과 물적설비가 없는 개인 컬렉터들에게만 주어지는 혜택이므로 화랑업자는 사업소득에 대해 전액 과세된다.
위 내용을 잘 숙지해 미술품에 투자한다면 더 큰 즐거움과 수익으로 돌아올 것으로 본다. 글에 미처 다 담지 못한 내용이 있을 수 있으니 투자자들이 투자를 결정할 때는 반드시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것을 권한다.
권민 미술전문 세무사(MK@mkta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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