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경 회의'를 주도해 징계를 받은 류삼영 총경이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며 전국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대기발령 조치된 류삼영 총경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쿠데타 발언을 두고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는 쪽이 오히려 쿠데타 일당'이라고 일갈했다.
류 총경은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행정안전부·경찰청 업무보고에서 이형석 민주당 의원이 '이 장관의 쿠데타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하자 "공무원 입을 막아 정치 중립을 훼손하는 절차를 진행하는 세력이 오히려 쿠데타 일당"이라고 답했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달 23일 열린 전국경찰서장 회의를 두고 "하나회가 12·12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 바로 이러한 시작에서 비롯됐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장관은 이와 함께 경찰국 신설 반대 배후로 경찰대 출신들을 지목, 강한 반발을 샀다.
류 총경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은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라며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겠다고 휴일 사비를 들여 회의하는 사람을 쿠데타라고 발언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 또 "대기발령 조치의 유일한 근거는 경찰청장이 갑자기 직무명령을 발동한 것"이라며 "휴일날 우리끼리 토론하자는 게 어떻게 경찰청장 직무명령 사안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이 문제를 반드시 법적으로 따지겠다"며 "구성원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하고 정권이나 상부 지시 취지에 안 맞는 말을 하면 바로 감찰하는 관행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 총경은 경찰국 신설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그는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에 대해 "경찰을 무시한 것"이라며 "대통령령을 만들려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40일 동안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며 "의견을 4일 수렴하고 중단하는 것은 경찰 구성원 의중은 안중에도 없다고 무시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부는 경찰국 신설을 위한 시행령 개정 관련해 입법예고 기간을 기존 40일에서 4일로 대폭 줄이며 속전속결에 임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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