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멸종위기 자생식물 2급인 '토종 무궁화' 황근의 복원 연구가 성공하면서 20년 만에 멸종위기종 해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 황근을 복원했다고 2일 밝혔다. 황근은 1~5m 정도로 키가 작고 옆으로 넓게 퍼져 자라는 떨기 식물이다.
꽃은 옅은 황색으로 약 5cm 크기이며 6~8월 사이에 핀다. 꽃은 주로 가지 끝이나 잎겨드라이 등에서 자라며 해안가 현무암 지대에서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안도로 건설, 관광지 개발 등으로 황근 서식지가 파괴되며 개체수가 줄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1989년도에 특정 야생동식물로 황근을 지정했으며 1998년에 멸종위기 야생동·식물로 지정했다. 2005년부터는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2급으로 지정해 지금까지 보호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013년부터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리에 있는 자생지에서 황근 종자를 채집·발아·증식해 4200본에 대한 묘목을 서귀포시에 기증했다. 이후 2017년에는 송악한, 한림읍 등지에 4000본을 복원하는 등 황근 복원에 많은 노력을 했다.
가톨릭대학교 김상태 교수 연구팀의 공동연구를 보면, 멸종위기 야생생물 복원성 평가를 위해 지난해 6월부터 제주도와 남해안 등에 있는 13개 서식 집단의 유전자 다양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황근 자생집단과 복원집단에서 모두 유전자 다양성 지수가 비슷한 값으로 측정됐다. 개체군 간 유전적 건강도를 유지할 수 있는 '복원'이 확인된 것이다. 유전자 다양성은 동일 종 내에서도 얼마나 다양한 유전자형을 갖는지 의미하는 것을 말한다. 유전자 다양성이 낮으면 건강한 개체군 유지가 어렵다.
자생집단 4개의 유전자 다양성 지수 평균은 0.521를 보였다. 복원집단 5개의 유전자 다양성 지수 평균은 0.499이었다.
강재신 생물자원관 식물자원과장은 "유전자다양성지수는 0~1 사이 값으로 잡는데 황근의 유전자 다양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0.5 이상은 다양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인공적 복원집단에서도 종자 결실률이 자연 개체와 비슷한 결과를 보이는 등 성공적 증식으로 멸종위기 가능성이 크게 줄었다는 게 생물자원관 측의 설명이다.
해당 결과는 올해 환경부가 추진 중인 멸종위기 야생생물 목록 개정을 위한 검토자료로 제시됐다.
환경부는 이를 바탕으로 황근을 멸종위기 야생생물에서 해제하는 안을 마련해 지난 7월 5일 공청회를 진행한 바 있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가톨릭대학교 김상태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 황근의 분포지와 개체 수가 많아지는 등 복원에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사진은 전남 소안도에 핀 황근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