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신태현 기자] 정부가 법인세 과표 구간을 단순화하고 최고세율을 인하하겠다는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가운데 국내 대기업들이 많게는 1조원 이상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재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1일 '2022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까지 낮출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업들의 법인세 부담을 경감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겠다는 의도다. 해당 개편안은 내년 1월1일 이후 개시하는 사업연도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이같은 개편안은 대기업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혜택은 3000억원 초과 이익을 내는 기업들에게 돌아간다. 이는 지난해 재무제표 기준 약 119개 업체로 추정된다. 이들은 코스피 지수 내 시가총액 비중이 78%에 달하는 상위 기업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
먼저 삼성전자의 세전이익에 변경되는 법인세율을 적용하면 지난해 기준 13조3285억원에서 11조7370억원으로 1조5916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000660)는 3조3446억원에서 2조9511억원으로 약 3935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현대차(005380)는 2298억원,
포스코(005490)홀딩스는 2735억원 각각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전문가들은 법인세 인하가 해당 기업에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한다는 데에는 의견이 일치하는 편이지만 추가 효과에 대해서는 평이 엇갈렸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 교수는 "법인세 인상은 최종적으로 소비자·종업원·하청업체 부담으로 돌아간다"며 "이같은 점을 감안해봤을 때 인하는 소비자나 투자자 등에 좋다"고 말했다. 또 "현재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에서 조세 경쟁력이 매우 떨어진다"면서 "해외 투자가 안 들어오고, 기업들도 세금 덜 내기 위해서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을 본국으로 잘 이전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세 역량이 떨어지면 세수·투자가 줄어드니 (법인세를 인하할 경우) 국제경쟁력이 늘어난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 대기업 및 오너 일가 같은 대기업 주주에 혜택이 돌아갈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투자·고용률, 중소기업과의 상생처럼 나머지 경제 구성원에 미치는 효과의 경우 확신이 아니라 기대할 뿐이고, 효과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전망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 최근 투자는 대부분 시설 고도화라든가, 사람을 대체하는 로봇화·자동화 투자가 많아 고용 창출이 적다"며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세금 깎인' 이익이 투자와 연결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국가 전략 기술 세액공제는 해당 기술을 사용하는 기업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라며 "모든 기업이 이같은 세금 인하 혜택을 보는 게 아니라는 점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조재훈·신태현 기자 cjh125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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