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울릉도에 방문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사진=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8일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제기한 2020년 4·15 국회의원선거 무효 소송이 대법원에서 기각됐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부정선거 의혹으로 2년간 보수진영에 미친 해악이 오늘로 종결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를 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원내대표 간 문자 메시지에서 언급된 강기훈 대통령실 행정관을 겨냥한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강 행정관은 4.15 총선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등 유튜브에서 활동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돈벌이에 미쳐서 오히려 진실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에게 내부총질을 했던 유튜버들에 현혹되었던 많은 분들이 이제 이성을 되찾았으면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2020년 4·15 총선에서 인천 연수구을에 출마했던 민 전 의원은 정일영 민주당 후보에 밀려 낙선한 뒤 "4·15 총선은 QR코드 전산 조작과 투표 조작으로 이뤄진 부정선거"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사전투표와 당일투표에서 선거인수와 투표수가 일치하지 않고, 사전득표 비율이 63:36으로 일관된다"며 "집계가 실종된 선거구 등이 있어 조작하지 않고선 통계적으로 불가능한 결과가 나왔다"는 주장을 펴왔다.
이 대표는 "항상 남을 지목하고 까내렸지만 당신들이 오히려 보수 몰락을 위해 뛰던 내부 총질러였고 스파이였고 프락치였던 것"라고 꼬집으며 "이런 것 하나 초반에 정리하지 못하고 2년을 끌어온 게 보수진영의 역량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유튜브를 중심으로 만든 당신들만의 우물안 작은 세계 속에서 국가대소사를 논했으니 연전연패했던 것"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이 대표의 발언은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원내대표 간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에 대한 반격으로 읽힌다. 지난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사진기자단에 의해 포착된 권 원내대표 휴대전화 화면을 보면, 윤 대통령이 "우리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며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당이)달라졌다"고 하자,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엄지 척' 이모티콘으로 화답까지 했다. 이 대표를 향한 윤 대통령의 본심이 확인되면서 이 대표는 다시 뉴스의 중심에 서게 됐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을 '양두구육'에 빗대며 사실상 전면전을 선언했다.
이날 오전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천하람 혁신위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강 행정관을 겨냥해 "과거에 '자유의 새벽당'이라고 하는 대안우파를 표방하는 정당을 공동으로 창립한, 설립한, 당시 대표였다"고 소개했다. 천 혁신위원은 자유의 새벽당에 관해 "비합리적인, 그러니까 비상식적인 영역에 있는 주장들이 굉장히 많았다고 본다"며 '4·15 총선과 관련해 부정선거 논란을 야기한 주장',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함에 있어서 중국 공산당이 개입했다는 주장' 등을 예시했다. 그러면서 "극우라고 얘기하는 것을 넘어서서 비합리적인 극단의 영역에 있는 주장들이 너무 많았다"고 평가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