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올해 국내 자동차 전체 리콜 대수가 7개월 만에 200만대를 돌파했다. 2017년 처음 200만대를 넘어선 이후 6년 연속이다. 자동차 시장 중심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옮겨가면서 전기장치 결함에 따른 리콜이 급증한 영향이 크다.
28일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27일까지 국내 자동차 리콜 대수(국산차+수입차)는 912차종 206만9208대다. 국산차가 79차종 175만7316대, 수입차 833차종 31만1892대다.
가장 많은 리콜을 기록한 제작사는
기아(000270)(111만8308대)였다. 이어
현대차(005380)(52만6837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11만3043대), 르노코리아(9만946대), 테슬라코리아(4만1498대) 순이었다.
자동차 리콜 대수는 2017년 241만3446대로 처음 200만대를 넘어선 후 2018년 282만201대, 2019년 216만7534대, 2020년 244만5440대로 꾸준히 늘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293만2820대로 300만대를 육박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는 7개월 만에 200만대를 넘어서면서 300만대 달성도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울 강동구 현대 EV스테이션 강동에서 한 직원이 코나 시승 차량을 충전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리콜 대수가 급증한 건 전기차 보급과도 맞물려 있다. 과거 주요 리콜 원인이 '제동장치', '원동기'였다면 최근에는 '전기전자장치' 결함에 따른 리콜 비중이 크게 늘었다. 2019년 전기장치 관련 리콜 비중은 3.9%에 불과했지만 이듬해 7.6%, 그리고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지난해엔 24.9%로 급증했다. 올해도 14%에 이른다.
통산 전기차는 생산에 사용되는 부품 수가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30%가량 적다. 반면 부품 중 전기전자부품이 70~80%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내연기관차에 없는 리튬이온배터리와 모터 등 신규 부품이 적용되면서 관련 결함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내연기관차 대비 전기차는 개발기간이 짧고 보급 대수도 적기 때문에 전기차의 복잡한 시스템에 대응하기에는 시간적인 부분이 부족했다"며 "앞으로 배터리 화재나 각종 시스템에 대한 유기적인 연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만큼 정부의 제도적인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현대차는 배터리 결함으로 2020년 '코나 EV' 배터리를 전량 교체하는 리콜을 실시했다. 제너럴모터스(GM)도 지난해 '볼트EV' 배터리 화재에 대한 리콜을 진행했다.
또 전기차는 화재에 대한 피해가 내연기관차 보다 막대하다. 전기차 화재로 우려되는 건 배터리 '열폭주'다. 배터리팩이 손상되면 내부온도는 1000도까지 치솟는다.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소프트웨어가 배터리 온도가 높아지지 않게 관리하는 역할을 하지만 배터리에 손상이 발생하면 무용지물이다.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전기차 화재는 총 45건이 발생했다. 평균 진화시간은 27분으로 최대 2시간이 소요됐다.
박균성 국토교통부 자동차정책과 자동차안전팀장은 "배터리 핵심 장치에 한해서 정부가 사전에 안전성을 인증하는 체계로 개편하고, 인증 사항 준수 여부를 지속해서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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