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오른쪽에서 두 번째) 민주당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반성과 혁신 연속토론회에서 '민주주의 제대로 못했다'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친문(친문재인)·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이재명의 민주당, 이 세 개의 강을 건너야 한다."
전당대회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처음 열린 민주당 당내 토론회에서 나온 최근 위기에 대한 진단이다.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인 김종민 의원은 세 가지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과 혁신이 없다면 미래의 민주당은 없어지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 27명은 19일 국회에서 '민주당 반성과 혁신 연속토론회' 시즌1 첫 번째 공개토론회를 공동주최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 위기의 근본 원인 - 민주주의 제대로 못했다'는 주제로 지난 대선·지선 패배요인 분석과 함께 민주당의 반성에 대해 발제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 정부를 주도했던 '친문정치', '586정치'는 실패했다. 대통령을 당선시켰지만, 국정운영에서 할 일을 못했다"며 "해야 할 것을 하지 않았고, 막아야 할 것을 막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이어 "최저임금제와 부동산 정책 등 현장의 아우성에 아랑곳하지 않으며 탁상 대응으로 일관했고, 노무현이 남기고 간 정치개혁을 친문과 586이 거꾸로 돌렸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반성과 혁신 연속토론회에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는 '이재명의 민주당'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 의원은 "친문과 586이 대선 국민 경선에서 모두 탈락하며 이재명의 민주당이 본선에 올라갔다. 추진력과 현장성, 탈 기득권을 바탕으로 대안임을 내세웠지만, 한계가 뚜렷했다"며 "적극 지지층은 결집했지만, 중도층으로부터 지지를 얻지 못했다. 비전과 전략의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특히 대선 이후 이재명 의원에 대해 "빠르게 여의도 정치에 편입했고, 졌잘싸 노선에서 나타난 반성 없는 내로남불 정치, 민심에서 멀어지는 팬심정치, 수박공세 등 배타적 팬덤 강화, 개인 인물에 의존하는 메시아 정치 등 기존 여의도 정치의 문제점은 더 심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선과 지선에서 보여준 이재명의 민주당으로는 어렵다. 민주당의 반성, 혁신, 통합이 어렵다"며 "앞으로 대선 시즌 3이 되면서 중도층 확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니라 '국민의 민주당'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의원의 발제 이후에는 참석 의원 간 자유토론을 진행했다. 이원욱 의원은 "민주당이 탄핵연대를 스스로 부순 게 민심에서 멀어지고, 중도층이 떠나간 이유가 됐다"며 "실제 지난 5년간 분권이 사라진 것도 문제였다. 청와대에서 하려는 것을 당에서 추인만 했던 행태에 대해 (당도)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종민(오른쪽에서 두 번째) 민주당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반성과 혁신 연속토론회에서 '민주주의 제대로 못했다'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응천 의원은 "저는 TK, 서울대, 김앤장, 공안검사 출신으로 우리당에서 이질적인 사람이다. 그런데 당은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경직돼 있다"며 "막상 이슈가 나왔을 때 저 의원은 어떤 생각이겠구나 짐작을 못 하겠다. 말만 민주당이지, 공안검사 출신인 저보다 시스템이 민주적이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당내 민주주의가 지금보다 신장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당내 새로운 패권이 만들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영 의원은 "당내 586 등 출신을 지적하는데, 출신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당내 인재 발굴 시스템 등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며 "언론에서 만들어놓은 친문, 586에 대한 평가일 수 있지만, 당이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공약 실천 등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번 반성과 혁신 연속토론회는 시즌1과 시즌2로 나뉘어 총 10차례로 기획됐다. 시즌1은 5회차로 19일부터 매주 진행되며, 회차별로 담당 의원들이 발제와 토론을 맡아 진행될 예정이다. 토론회 성격에 대해 김종민 의원은 "전당대회와 전혀 상관없이 당 혁신을 이어가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라며 "일각에서 비이재명 토론회가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의원 인적 구성을 보면 특정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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