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박연준 시인의 첫 장편 소설. 여름이라는 이름을 가진 7살 소녀가 아빠와 함께 온 새 엄마를 만나면서 시작하는 이야기다. 아빠가 데려온 여자는 말한다. “오늘부터 엄마라고 불러.” 여름은 학교에서 만난 첫 친구 루비와 생의 기억들을 나누며 치유해간다. 슬픔, 죽음, 기억, 과거, 나쁜 것, 착한 것. 유년의 상처와 슬픔은 어른이 된 후에도 기억과 냄새와 풍경으로 불현듯 바람처럼 불어온다. 소설은 우리가 잊고 있던 어린 시절 상실의 기억을 다시금 불러낸다.
여름과 루비
박연준 지음|은행나무 펴냄
2018년 주체적인 삶을 위해 퇴사를 감행한 27살 미술 크리에이터 이연의 그림 에세이. 색깔 별로 서사가 달라지는 지점들이 흥미롭다. 퇴사 이후 가난과 외로움 속에서 진정 자신을 위한 삶을 찾아가는 사계절 흐름이 흑백으로, 건강을 되찾으려 찾은 수영장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성찰이 파란색으로 그려진다. “세상이 씌운 껍데기를 버리고 바위틈에서 진정한 자아를 탐색하려는 이들은 분명 여럿일 것이다. 바른 자세를 잡는다면 누구든 매일 헤엄칠 수 있다.”
매일을 헤엄치는 법
이연 글그림|푸른숲 펴냄
2022년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로 꼽히는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로 선정된 소설가 박상영의 신작 연작 소설이다. 전작들에서 실패하면서도 사랑에 몸을 던지는 20대의 뜨거움을(전작 ‘대도시의 사랑법’), 첫사랑의 동요와 상처를 회복해가는 10대 시절을(‘1차원이 되고 싶어’) 그렸다면, 신작은 사회 초년생이 된 이들이 직장에서 분투하는 모습, 삶의 동반자와 안정적인 관계 지속을 꿈꾸는 30대의 생활상을 그려낸다. ‘사랑 3부작’의 최종장이다.
믿음에 대하여
박상영 지음|문학동네 펴냄
2007년 출간된 스테디셀러 ‘시크릿’에서 첫 번째로 소개된 주인공이자, 40년 넘게 잠재의식의 힘을 연구하며 ‘진동 법칙’을 주창한 인물. 일이나 돈, 인간관계 등 자신이 원하는 것에 생각의 주파수를 맞추는 법을 이해하면 원하는 것을 이룰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생각은 일종의 주파수이며, 이것이 잠재의식으로 이어져 결국 행동이 될 가능성이 크다. 부를 축적한 세계 1% 인물들은 이 무의식 습관을 생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이끈 이들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밥 프록터 부의 확신
밥 프록터 지음|김문주 옮김|비즈니스북스 펴냄
세계적인 뇌 과학자 아닐 세스는 의식은 인지적 능력인 지능과 직접적 관련이 없고 ‘살아 숨 쉬는 유기체로서의 성질’(감각)과 더 깊은 관련이 있다고 본다. 즉, 우리가 의식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들이 ‘동물기계’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뇌의 사고도 결국은 감각의 생물학적 프로세스 내에 있다는 그의 연구는 이성과 감각을 구분 짓던 과학계의 이분법적 관점을 바꿔놨다. 그는 의식적 경험이 인간 존재의 전부이며, 의식적 경험이 없으면 세상도, 자아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내가 된다는 것
아닐 세스 지음|장혜인 옮김|흐름출판 펴냄
‘우아한 연인(2011)’과 ‘모스크바의 신사(2016)’로 세계적 반열에 오른 미국 작가 에이모 토울스의 세 번째 장편. 1954년 6월, 과실 치사로 소년원 수감 중이던 18살 소년이 주인공. 아버지 죽음으로 조기 퇴소한 소년은 고향집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집을 나간 어머니, 압류된 농장, 피해자 가족의 분노라는 삼중고 현실을 마주한다. 소년원에서 사귄 친구들과 어머니를 찾으러 떠나는 그의 여정에서 당대 미국 역사와 문화를 마주할 수 있다.
링컨 하이웨이
에이모 토울스 지음|서창렬 옮김|현대문학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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