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거점 공항이 인천국제공항과 대구공항으로 재편될 것으로 관측된다.
거점공항은 한 항공사가 거점으로 두고 주로 이용하는 공항을 말한다. 그 지역이 한 항공사의 거점공항이 되면 해당 항공사의 여객선 대부분이 해당 공항에서 출발·도착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 총회 참석차 카타르 도하를 방문한 지난 22일(한국시각) 글로벌 항공전문지 <플라이트 글로벌>과의 인터뷰에서 “통합LCC는 인천공항이 허브가 될 것”이라며 “부산도 중요한 시장이지만 보조 허브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통합한 LCC는 진에어 브랜드로 운항할 것”이라고도 했다. 인천공항에서 진에어를 중심으로 경영하겠다는 방침을 내보인 것이다.
그런데 이는 앞서 2020년 11월 정부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기업결합 결정 시 탄생하게 될 통합LCC의 거점공항을 지방으로 두게 될 것이란 의견과 대치된다. 당시 정부는 메가LCC 기반으로 지방 공항에서 출발·도착하는 노선을 확장하는 등 지방공항을 기반으로 제2 허브를 구축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효과를 기대했다.
2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항공기가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조 회장이 부산은 보조 역할이라고 언급한 만큼 당초 정부가 기대했던 지방 공항에 따른 지역 경제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이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3월 국토교통부와 산업은행 관계자들을 만나 통합LCC 본사를 부산에 설치하는 등을 촉구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의 언급은 당시 국토부나 정부의 기조와 다른 게 많다”며 “다만 부산을 보조 허브로 둔다고 한 만큼 인천공항으로 완전히 치우쳐져있다고 보긴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결합하면 양사의 자회사는 하나로 통합, 아시아에서 최대 LCC인 에어아시아 다음으로 큰 규모가 될 메가LCC로 탄생한다.
중장거리 사업에 뛰어든 티웨이항공도 다음 달 대구로 본사를 이전한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은 지난 24일 자신의 SNS에 “티웨이항공 본사를 서울에서 대구로 내려 오기로 합의봤다”고 밝혔다.
그동안 티웨이항공은 본사는 서울에 두고 거점공항은 대구에 두고 경영을 해오다 이번에 본사를 거점공항이 있는 대구로 옮기는 것이다. 이는 2028년 완공될 대구·경북통합 신공항을 앞두고 본사 이전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통합 신공항이 완공되면 본사를 이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구경북통합 신공항 부지 위치도. (제공=대구시 캡처)
이에 따라 대구광역시 동구 공항로에 위치한 대구국제공항은, 2028년 군위 소보와 의성비안 부지에 완공될 대구·경북통합 신공항으로 옮겨진다. 신공항은 대구공항 보다 활주로가 길어 미주와 유럽으로 항공기를 띄울 수도 있다. 대형 항공기 A330-300 3대를 확보한 티웨이항공은 해당 항공기를 인천~싱가포르 등에 띄우며 중장거리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신공항이 완공되면 국제선 노선 개선과 화물, 물류 사업이 진행되는데 그때 이 사업을 할 지역거점 항공사가 필요하고, 그 항공사가 대구공항을 거점으로 둔 티웨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구공항은 티웨이항공의 거점공항으로, 대구에서 운항하는 티웨이항공의 국제선 노선은 17개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티웨이항공이 2019년 대구공항 국제선에서 차지한 점유율은 49%에 달한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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