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지' 확대·간부급 줄사퇴…판 커진 검찰 인사
고검장·검사장 자리 최대 10석 이상 전망
연수원 28기, 검사장 대거 승진 가능성
'총장 측근' 기조부장·반부패부장 인사도 주목
2022-06-20 06:00:00 2022-06-20 06:00:00
[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법무부가 21일 오후 3시 검찰인사위원회를 소집한다. 이날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정원 증원과 직접 수사 부서를 늘리는 내용의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 곧바로 인사위를 열고, 검사장 및 차부장검사 인사를 연이어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를 두고 검찰 안팎에서는 역대급 규모가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검수완박' 사태 이후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들이 줄사퇴를 한 데다가 최근까지 차장이나 부장검사인 고검검사급 중간간부들의 사퇴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7일만 해도 최청호(사법연수원 35기) 창원지검 밀양지청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앞서서는 박은정(29기)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박순배(33기) 광주지검 형사2부 부장검사, 박기태(35기) 청주지검 형사3부장검사 등이 사의를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에서도 최창민(32기) 공공수사 1부장, 김경근(33기)공공수사 2부장, 진현일(32기)형사10부장이 사퇴한다. 김락현(33기)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도 사직서를 제출했다. 금융감독원장에 취임한 이복현(32기)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장은 검수완박이 본격화되기 전 일찌감치 사퇴했다.
 
박찬호(26기) 광주지검장과 김관정(26기) 수원고검장, 이성윤(23기)·이정수(26기) 연구위원 등도 사의를 표했다.
 
간부급 줄사퇴가 이어지는 가운데 법무부는 ‘검사 유배지’로 불리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검사 정원을 4석에서 5석 추가해 총 9석으로 증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검사장급 자리 증원 역시 불가피해지면서 조만간 진행될 검찰 인사에서 10명 안팎의 검사장 승진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법무부 관계자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정원 증원이 검사장급 승진인사와) 꼭 연동된다고 볼 수는 없다”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자리는 이미 검사장이 된 분들, 대체로 대검 검사급이 갈 수 있는 자리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자리가 늘어났다고 해서 그대로 연동돼 검사장 자리도 5명 더 뽑는 식으로 검사장급 TO가 더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법무부와 대검에 따르면 현재 공석인 고검장 자리는 법무연수원장·대구고검장·부산고검장 등 3자리로 파악된다. 이미 사의를 밝힌 김관정 수원고검장의 사표가 수리되면 4석으로 늘어난다. 검찰총장 지명 이후 고검장·검사장 사퇴도 변수다. 결국 고검장이나 검사장 공석이 얼마나 생길 것인지가 관건인데, 검찰 안팎에서는 최대 10석 이상까지로 보는 전망이 많다. 법무부 주요 실·국·본부장 등에 배치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출신들의 좌천 또는 사퇴 여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번 정기인사 검사장 승진 대상 기수로는 연수원 28기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28기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근무연이 있는 검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데, 지난 정권 때 좌천성 인사로 승진에서 누락된 인물들이 대거 승진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윤 대통령의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절 그를 보좌했던 신응석(28기) 서울고검 검사와 이진동(28기) 서울고검 감찰부장, 임현(28기) 서울고검 형사부장이 우선 거론된다.
 
앞서 지난달 인사에선 신자용(28기) 법무부 검찰국장, 한석리(28기) 서울서부지검장, 홍승욱(28기) 수원지검장, 박종근(28) 제주지검장 등이 검사장급으로 승진했다. 이에 따라 이번 정기인사에서도 ‘윤석열 사단’이 대거 약진할 거란 전망이 중론이다.
 
이번 인사에서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검찰총장을 보좌하는 대검 기획조정부장과 반부패부 강화 기조 속 반부패부장 자리다. 서울중앙지검 1차장 자리와 합수단장, 합수단을 지휘하는 서울남부지검 2차장 자리 역시 관심사다.
 
첫 정기인사를 앞두고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자리를 확대해 전 정권에서 요직을 차지했던 검사들을 모두 밀어내고, 이를 통해 늘린 자리에는 밀려났던 검사들을 전면 배치해 문재인 정부 인사를 겨냥한 대대적 수사를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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