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6·1 지방선거 참패 결과를 두고 이재명 의원의 '책임론'이 분출되는 가운데, '친이재명계' 의원들이 역공에 나섰다.
선거 직후부터 '친문재인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의원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내용의 사회관계망게시글(SNS)을 올리고, 관련 발언 등이 연일 보도되자 본격적인 반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친명계' 의원인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SNS를 통해 "'이재명 책임론' 논의가 선거 전부터 계속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심지어 선거 당일 낮 12시에 모여서 회의도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전국에서 선거 승리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후보와 당원들, 지지자들은 정말 절박한 마음으로 간절하게 선거 운동을 하고 있을 때, 일부 의원들은 '이재명 죽이기'를 기획하고 있었던 것 같다"며 "이것은 대선 때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일부 의원들이 6·1지방선거 참패 결과의 원인으로 이 의원을 지목하고 있는 데 대해선 "마치 '작전' 하듯이 국회의원 10여분께서 일제히 SNS에 글을 올리고, 일부는 방송에 출연해 일방적인 주장을 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3일 이뤄진 당무위원회-국회의원 연석회의와 관련해서도 "잘 짜여진 드라마의 각본을 본 것 같았다"며 "우리들의 부족함을 되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네 탓타령'만 가득했다. 반성보다 당권에 대한 사심이 가득해보였다"고 비판했다.
오는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른바 '친문' 의원들이 연달이 이 의원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뜻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의 전당대회 도전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김 의원은 "국민들은 민주당 정치인들이 패배를 먼저 반성하고, 쇄신하는 모습을 보고싶어 한다"며 "단 하루도 못 참고, 기다렸다는 듯이 일제히 '이재명 책임론'을 쏟아내는 모습을 보면서 절망하고 계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열해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의원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 국민과 당의 이익보다 더 우선할 수는 없다"며 "민주당은 70년 역사를 지닌 우리 민주당원들의 것이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공당이다. 소수 몇명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그런 정당이 아니다. 실력으로 경쟁해야 한다"고 뼈있는 말을 남겼다.
민형배 무소속 의원도 이날 오전 SNS를 통해 이 의원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는 의원들을 향해 "좀 잔인한 게 아닌가. 피를 철철 흘리고 있는 자기당 동지들의 상처에 소금 뿌리는 꼴"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한번 더 칼질을 하겠다는 의도는 아니었음 좋겠다"며 "경쟁자를 죽이겠다고 덤비는 심보는 제발 아니기를"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재명 책임론을 주장하는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의 요직을 지냈거나 민주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주요 당직까지 하신 분들"이라며 " 대선후보나 당 대표가 되지 못했거나 이번 선거를 직접 지휘한 게 아니라 해서 면책되는 건 아니다. '책임자가 남탓 한다'는 말은 맨 먼저 자신들에게도 적용해야 옳다"고 말했다. 전해철·김종민 의원, 이낙연 전 대표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금 내뱉고 있는 말에 동의할 수도 없거니와 설혹 동의한다 해도 자신만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얄팍하고 예의도 없는 ‘나만잘(나만 잘났다는) 정치 감성’이 참으로 끔찍하다"며 "동지들이 상처입고 쓰러져 신음하고 있을 때는 일으켜 세우고 치료하는 게 먼저"라고 했다.
민 의원은 또다른 '친명계'로 분류되는 이재정 의원이 "책임져야될 분들이 말씀이 빠르시다"고 말하는 언론 인터뷰 동영상도 공유했다.
해당 영상에서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장관을 하셨던 선배님들, 정말 존경하는 분들이지만, 각각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부터 시작해서 당의 중진으로서 책임 없지 않은 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낙연 당 대표님(도) 물론이다"며 "개혁하고 일해야될 시기에 개혁의 모든 과제들을 스톱시키고 본인의 대권행보로만 당을 활용해던 분들인데 그분이 먼저 일성하시는 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일 오전 SNS에 민주당의 지난 대선과 이번 지방선거의 패배를 비판하며 "책임자가 책임지지 않고 남을 탓하며, 국민 일반의 상식을 행동으로 거부했다"고 이 의원 등을 겨냥해 쓴소리를 내놓은 바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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