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서울 서대문구 이대역 인근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현수막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장윤서 기자] 6·1 지방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치 전문가 10명 중 절반 이상이 전국 광역단체장 17곳 가운데 민주당은 5~6곳, 국민의힘은 11~12곳의 승리를 예상했다. 또 경기와 충남, 대전, 세종, 인천, 강원 등 6곳을 여야 격전지로 분류했다. 이 가운데 인천, 강원을 제외한 4곳 중 1~2곳 정도만 민주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낸 전문가들이 많았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에 대해서는 10명 중 8명이 당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30일 <뉴스토마토>는 10인의 정치 전문가들에게 지방선거 판세와 결과 예측 의견을 구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 김봉신 조원씨앤아이 부대표, 박상병 정치평론가,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종훈 정치평론가,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등이 질문에 응했다.(이름 가나다 순)
전문가들은 대체로 현재 서울을 비롯해 부산, 울산, 경남, 대구, 경북, 충북 등 7곳을 국민의힘 우위, 광주와 전남, 전북, 제주 등 4곳을 민주당 우위로 봤다. 여기에 경기와 충남, 대전, 세종, 인천, 강원을 경합 지역으로 보고, 이 중 박남춘 민주당 후보와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가 리턴매치를 벌이는 인천시장 선거와 이광재 민주당 후보와 김진태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는 강원도지사 선거 판세를 국민의힘 경합우세로 전망했다. 인천과 강원을 제외한 경기, 충남, 대전, 세종의 경우 여야 백중세로 판단한 가운데 이 중 1~2곳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예상한 전문가들이 절반을 차지했다. 10명 중 5명이 경기지사 선거와 충남지사 선거, 세종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의 당선 가능성을 가장 높게 내다봤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경기지사 선거는)강용석 후보의 출마 변수가 있다"며 "또 이 지역은 대선 연장전 2차전으로,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이겼던 곳이기도 하다. 좀 더 (민주당의 승리)가능성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은 경기가 아닐까 싶다"고 전망했다. 박상병 평론가도 "투표는 중도가 관건인데, 경기도는 강용석 후보 때문에 중도가 이미 이탈하고 있다"며 "또 경기도는 아직까지 '이재명 정서'가 강하게 남아 있다. 막판에는 이재명 위원장의 지지 기반이 결집하면서 대세를 가르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이종훈 평론가는 충남지사와 세종시장 선거 판세와 관련해 "후보 변수도 있고 해서 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에 앞서는 것으로 격차가 좀 난다"며 "워낙 (이 지역이)민주당 강세 지역이기도 한 점도 민주당에 유리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30일 인천 계양구 캠프사무실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위원장이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생환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전문가 10명 가운데 8명이 "당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접전"이라는 예상은 1명,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1명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위원장이 승리한다고 해도 2위 후보와의 득표 차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배종찬 소장은 "계속해서 접전이기는 했는데 그래도 다른 지역에 비하면 (계양을 지역)사전투표율이 높고, 위기인식에 따라서 민주당 지지층이 좀 결집할 가능성이 있다. 당선 가능성을 묻는 여론조사에서도 (이재명 위원장이)높은 경우가 많았다"며 "이런 것을 따져본다면 이 위원장이 근소하게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이준한 교수도 "아주 가까스로 되지 않을까 싶다"며 "그런데 이 위원장이 생환을 해도 (2위와 득표 차이가 크지 않다면)정치적으로는 패배"라고 지적했다.
이번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 선거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특별히 어느 정당에 유리할 게 없다"고 예상한 전문가들이 10명 중 6명으로 가장 많았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한 전문가는 각각 2명, 1명이었다. 앞서 28일 마감된 사전투표율은 20.62%로, 역대 지방선거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홍형식 소장은 "사전투표는 제로섬 게임"이라며 "사전투표가 많이 나오면 본투표는 적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민주당 생각대로 (사전투표율로)성공하려면 기대 이상으로 금요일(27일) 투표자가 많아야 한다"며 "토요일(28일)에 사전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근무시간으로 투표 못하는 사람들이 나온 것이다. 보수적 사람들이 나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민주당에 특별히 유리할 것 같지 않다"고 했다.
일부 전문가는 사전투표율까지 합친 최종 투표율이 50% 정도 되면 민주당이, 60%가 넘으면 국민의힘이 유리하다고 봤다. 신율 교수는 "(최종 투표율이)2018년 지방선거와 비슷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만약 최종 투표율이 50%대가 되면 정당 조직력이 상대적으로 커진다. 조직력은 민주당이 높아서 투표율이 50% 정도 되면 민주당이 유리하지만, 60%를 넘으면 조직력을 희석시켜서 국민의힘이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오전 이장우 대전시장 후보 선거사무소 인근에서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야가 전날 국회 본회의를 열어 62조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한 것이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10명 중 9명은 "특별히 어느 정당에 유리할 게 없다", "여야 득표에 영향이 없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에 유리하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을 한 전문가는 1명이었다. 전문가들 대다수는 민주당이 이번 추경안 통과에 협조하지 않았다면 지방선거에서 상당히 부정적 상황으로 내몰렸는데 여야 합의 통과로 인해 그 효과가 상당 부분 걷혀졌다고 평가했다. 김봉신 부대표는 "여야가 다 노력을 했던 게 있기 때문에 (추경안 통과는)중립화된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며 "따라서 어느 정당이 일방적으로 (추경안 통과를)이끌었다는 프리미엄을 가져가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전문가들 중 절반은 각 정당들의 이번 지방선거 전략과 관련해 "상대적으로 국민의힘이 잘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이번 선거에서 전략적으로 훌륭했다고 평가할 부분은 없지만, 상대적으로 악재가 덜했던 국민의힘이 그나마 낫다는 의견이 많았다. 김두수 대표는 "두 당 모두 특별히 잘한 점은 없지만 민주당이 당내에서 이견을 보였다는 점에서 악재가 있었다"며 "민주당이 (국민의힘 보다)더 못했을 뿐"이라고 진단했다. 안일원 대표는 "민주당은 지난 대선 패배와 관련해 당 차원의 정교한 정책, 전략들이 필요했을 텐데 그런 것이 다 실패했다"며 "국정지지도나 프레임 공감도를 보면 민주당이 구상했던 정권견제론이 전혀 먹히지 않고 있다"고 했다.
박주용·장윤서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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