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대흥역 인근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현수막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장윤서 기자] 6·1 지방선거가 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치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경우 최소 4곳에서 최대 8곳, 국민의힘은 최소 9곳에서 최대 13곳의 광역단체장 승리를 예상했다. 대다수는 전국 17곳 단체장 가운데 경기와 충남, 대전, 세종을 여야의 격전지로 분류했다. 4곳의 승패에 따라 민주당은 최대 8곳, 국민의힘은 최대 13곳에서 승리할 것이란 전망이다.
<뉴스토마토>는 7인의 정치 전문가들에게 지방선거 판세와 결과 예측 의견을 구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 김봉신 조원씨앤아이 부대표, 박상병 정치평론가,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등이 질문에 응했다.(이름 가나다 순) 여야는 현재 서울을 비롯해 부산, 울산, 경남, 대구, 경북 등 6곳을 국민의힘 우위, 광주와 전남, 전북, 제주 등 4곳을 민주당 우위로 보고 있다. 또 충북과 강원 2곳을 국민의힘 경합우세, 인천과 경기, 대전, 충남, 세종을 초경합지역으로 분류했다. 전반적으로 국민의힘이 유리한 판세다.
전문가들도 여야 자체진단과 비슷했다. 대체로 민주당의 경우 광주와 전남, 전북, 제주 등 최소 4곳에서 승리할 것으로 에상했다. 국민의힘은 서울과 인천, 대구, 경북, 부산, 울산, 경남, 충북, 강원 등 최소 9곳에서 이길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이번 선거 격전지로는 공통적으로 경기와 충남, 대전, 세종을 꼽았다. 일부는 박남춘 민주당 후보와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가 리턴매치를 벌이는 인천시장 선거와 이광재 민주당 후보와 김진태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는 강원도지사 선거를 격전지로 주목하기도 했다.
특히 대다수는 경기도지사 선거를 최대 격전지로 꼽았다. 서울시장과 인천시장 선거는 국민의힘 승리를 전망했다. 인천시장 선거는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로 주목도가 높아졌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계양을에서는 이재명 위원장이 이기고, 인천시장 선거는 패배할 것"이라며 "송영길 전 대표 때부터 인천에서 여론이 안 좋았고, 박남춘 후보도 지역 기반이 약하다. (인천은)이재명 위원장이 온다고 해서 바람을 일으켜서 이길 수 있는 지역이 아니다"고 했다.
김동연 민주당 후보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18일 경기 수원시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2022 경기도 체육인 한마당' 행사에 참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여야가 사활을 걸고 진검승부를 벌이는 경기도지사 선거의 경우, 지난 대선과 마찬가지로 초박빙 상황을 내다보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다만 강용석 무소속 후보의 사퇴 또는 단일화 여부에 따라 여권 후보가 1명으로 정리될 경우, 1대1 구도에서는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가 좀 더 유리하다고 봤다. 변수는 김은혜 후보의 KT 취업청탁 의혹이다.
배종찬 소장은 "(경기는)표 차이가 많이 안 날 것"이라며 "강용석 후보의 변수가 걷히느냐, 걷히지 않느냐 그것이 결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용석 변수가 존재한다면 김동연 후보에게 유리, 강용석 변수가 사라진다면 김은혜 후보가 좀 더 유리한 구조가 된다"고 진단했다. 김두수 대표는 "(강용석 후보와)단일화하면 김은혜 후보가 유리하다"면서도 "단일화 과정을 매끄럽게 하느냐, 잡음을 일으키냐에 따라서 지지율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김은혜 후보에게 불거진 KT 취업청탁 의혹을 변수로 꼽았다. 공정 가치에 민감한 젊은 표심이 방향을 달리할 수 있다.
이재명 위원장이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민주당의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으며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는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의견이 중론이었다. 오히려 이재명 위원장의 등판으로 민주당이 선거를 치루기가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안일원 대표는 "이재명 위원장의 출마는 민주당 지방선거 전략의 결정적 패착"이라며 "국민의힘이 집권여당의 강한 힘으로 지역 발전을 이루겠다는 것에 맞서 민주당에서는 광역단체장 현직이 많다는 점을 내세워 당이 아니라 인물과 정책 구도를 전면화해야 하는데 이재명 위원장이 등판하면서 정치구도가 전면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현역 단체장들이 자신의 인물 경쟁력과 정책적 차별점을 부각해야 되는데 중앙정치 구도가 전체 선거판을 굉장히 어렵게 만들어버렸다"고 분석했다.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20일 인천 계양구 귤현동 일대를 돌며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승패에 상관없이 이재명 위원장이 8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도전할 것으로 봤다. 현재로서는 이 위원장을 대체할 만한 민주당 내 경쟁력 있는 유력 주자들이 안 보인다는 게 이유였다. 이 위원장이 당권 도전에 나서게 되면, 이를 저지하려는 친문계와 치열한 경쟁 관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송영길 사태'에서 봤던 내홍이 한층 심화될 소지도 다분하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에 이재명 위원장 외에 나설 인물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이 위원장이 당권 도전에 나서면 당선 가능성은 일단 높다"고 내다봤다. 배종찬 소장은 "선거 결과가 안 좋다고 하면 그것을 수습하기 위해 당 내부에서 변화와 혁신이 필요할 것이고, 이재명 위원장에 대한 책임론도 나올 것"이라며 "결과적으로는 당이 변해야 한다, 이재명 위원장을 중심으로 당이 새롭게 변신하자고 하는 논의가 좀 더 가속화된다고 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때문에 8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둘러싼 계파갈등은 극심해질 전망이다. 홍형식 소장은 "이미 민주당은 (지방선거)승패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며 “그보다 (각 계파들이)당의 주도권을 잡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위원장의 계양을 출마는 승패에 상관없이 민주당에게는 최악의 선택이었다"며 "자신만 살아남고 지방선거는 대패하는 상황에서 차기 당대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는 민주당이 앞으로 5년을 이재명에게 갇히는 상황을 의미한다"고 했다.
박주용·장윤서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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