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지역 1인 가구 중 절반이 훌쩍 넘는 69.3%가 중위소득 100% 이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10일 발표한 2021년 1인 가구 실태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1인 가구 월 평균 소득은 219만원으로 2017년 207만원 대비 12만원 증가했다. 하지만 월 평균 생활비가 118만원에서 161만원으로 43만원 상승해 실질 소득은 오히려 대폭 감소했다. 월 평균 소득은 다인 가구 균등화 월 소득(305만원)보다 86만원 적었다.
생활비 부족을 경험한 1인 가구는 11.8%에 달하며, 이들 가운데 72.5%는 가족이나 친지, 친구나 이웃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사적이전에 기대고 있었고 26%는 은행 대출을 받았다. 특히, 중장년 1인 가구는 사적이전 비율이 다른 세대 보다 높게 나타나 함께 살지 않는 가족에 대한 경제적 부담까지 지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1인 가구의 평균 부채는 2267만원이다. 자산빈곤율은 18.2%로 전국 1인 가구 17.3%보다 높게 나타났다. 청년 1인 가구의 자산빈곤율이 27%로 가장 높았다. 부채가 있는 1인 가구 과반수(51%)가 부채상환이 부담된다고 응답했으며, 청년이 53.3%, 중장년이 51.6% 순으로 높았다.
서울 1인 가구들은 주거 선택 시 어려운 점으로 ‘주택매물 부족(35.6%)’과 ‘주거 비용 마련의 어려움(35.5%)’을 경험했다. 절반이 넘는 54.1%가 ‘주거비 부담이 있다’고 응답했다. 임차 거주 가구의 30.9%는 월 소득 대비 월 주거비를 지나치게 많이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1인 가구들은 경제적 어려움 뿐만 아니라 사회적 안전과 건강에서도 취약했다. 13%가 야간에 집에 혼자 있을 때, 15.5%는 야간 골목길 보행에 두려움을 호소했다.
서울 1인 가구들은 사기, 주거침입, 절도 폭행 등 모든 범죄 피해에 대한 두려움 정도가 전국 전체 가구에 비해 높았다. 특히, 폭력범죄 피해율은 1.5%로 전국 0.57%에 비해 3배나 높게 나타났다. 여성, 비아파트 지역, 동남권 등이 범죄 피해 두려움이 높고, 청년은 폭력범죄, 노년은 재산 범죄를 더 두려워했다.
만성질환 유병률은 31.5%로 2017년 21.3%보다 10.2%나 증가했고, 노년 1인가구 10명 중 7명이 1개 이상의 만성질환 진단을 경험했다. 우울증 유병률은 7.6%로 2020년 서울시 우울증 유병률 3.2%에 비해 2배 이상 높고, 남성 7.7%, 노년 8.3%로 높았다.
이와 별도로 전반적인 1인 가구 삶 만족도는 크게 늘었다. 1인 가구의 86.2%는 혼자 사는 것에 만족한다고 응답해 2017년 대비 13% 증가했다. 지금처럼 혼자 살고 싶어하거나 평생 1인 가구로 살아갈 것이라는 응답자도 상당했다. 자유로운 생활(36.9%), 혼자만의 여가 활용(31.1%)은 장점이지만, 위급할 때 대처(35.9%)에 대해 어렵다고 응답했다.
이해선 서울시 1인가구 특별대책추진단장은 “실태조사 결과, 1인 가구의 소득이 어느 정도 증가했으나 생활비는 그 이상으로 더 증가해 서울 1인 가구의 실질적인 생활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서울시는 경제교육, 일자리 창출, 생활안전에 초점을 두고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20일 1인 가구 밀집지역인 서울 용산구 청파동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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