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보유한 아파트 10만1998호의 시세가 5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SH공사는 29일 공사가 보유 중인 아파트 10만1998호에 대한 자치구별·연도별 취득가액과 장부가액, 공시가격 등 자산내역을 공개했다. 이번 공개 자산은 지난 3월 1차로 2만8000여호의 자산을 공개한 데 이은 2차 공개다. 공개 대상은 1차에서 발표한 장기전세주택도 포함됐다.
이번에 공개한 아파트의 전체 취득가액은 작년 말 기준 총 15조9432억원(호당 평균 1억6000만원)으로 토지가 7조177억원, 건물이 8조9255억원이었다. 감가상각을 반영한 장부가액은 총 12조8918억원(호당 평균 1억3000만원)이며 토지가 7조177억원, 건물이 5조8741억원이다.
재산세 부과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은 34조7428억원(호당 평균 3억4000만원)으로 시세의 약 70% 수준이다. 지난해 8월 기준 시세는 49조4912억원(호당 평균 4억9000만원)으로 추정됐다. 공시가격은 취득 당시보다 시세가 3.1배 올랐고 장부가보다는 2.7배가 높다.
SH공사가 보유한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의 아파트는 3만5772호로 전체의 35%를 차지했다. 강남4구 아파트의 취득가액은 총 7조2771억원(호당 평균 2억원)이었으나 시세는 약 24조6788억 원으로 취득가 대비 3.4배 늘어났다. 공시가격은 약 17조3245억원이며 장부가 6조1789억원 대비 2.8배 많았다.
강남 세곡2지구의 경우 1875호의 취득가액은 5404억인데 시세는 1조7705억원으로 3.3배가 증가했다. 공시가격은 1조2429억원으로 장부가 4686억원보다 2.7배 높았다.
그 외 자치구의 취득가액은 8조6661억원(호당 평균 1억3000만원)이다. 시세는 24조8124억원으로 취득가 대비 2.9배 늘어났다. 공시가격은 17조4183억원으로 장부가 6조7129억원 대비 2.6배 높다.
준공연도 2000년 이전 취득가액은 1조8705억 원이다. 장부가액은 토지 약 9,742억 원, 건물 약 1,847억원으로 총 1조1,589억 원이다. 공시가격은 약 6조760억 원으로, 장부가 대비 5.2배 높다. 시세는 약 8조6,553억 원으로, 취득가 대비 4.6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이전 준공한 3만6897호의 취득가액은 1조8705억원이었지만 현재 시세는 8조6553억원으로 4.6배가 높아졌다. 2000년 이후 준공한 6만5101호의 취득가액은 14조727억원인데 추정 시세는 40조8359억으로 2.9배 늘어났다.
취득가액과 장부가액은 2021년도 12월 말 기준 회계결산 금액이며, 공시가격은 2021년도 6월1일 기준이다. 시세는 국토교통부 고시 '공시가격 및 기준시가 적용비율' 개정 및 시행일인 2021년 8월17일을 기준으로 했다. 추정시세는 2021년 기준 공동주택 공시가격 평균 현실화율(70.2%)을 적용했다.
SH공사는 지난달 1차 자산공개 당시 발표한 장기전세주택에 대해 정부가 부과하는 재산세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SH공사가 보유한 장기전세주택은 2만8282호로 취득가는 7조4390억원이다. 장부가는 건물의 감가상각이 떨어지면서 6조2294억원으로 낮아졌다. 그러나 재산세 기준인 공시가격은 16조5041억원으로 장부가액보다 2.7배다 높았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1년 임대료 수입이 1500억원인데 종부세 포함 재산세를 1000억원 내는 것은 불합리하다"라며 "재산권 행사를 못하는데 재산세를 부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공임대사업자는 정부의 가격 통제로 임대료가 시세보다 30~60%가 저렴하다"며 "민간 임대사업자들에게는 여러가지 보유세제 혜택있는데 우리는 법이 정한 임대료만 받으며 10년간 임대료도 거의 동결했다"고 설명했다.
SH공사는 지난해부터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해 국회에 입법을 요청한 상태다. 서울시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도 제도개선 의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장기전세주택 보증금 인상에 대해서는 소득연동(소득비례 보증금) 등 여러 제도를 서울시와 논의할 예정이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이 29일 강남 개포동 소재 본사 사옥에서 공사가 보유한 아파트의 자산공개를 하고 있다. (사진=윤민영 기자)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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