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태양광 업체들의 올해 첫 실적이 엇갈렸다. 태양광 소재 폴리실리콘을 만드는
OCI(010060)는 시설 대정비를 했는데도 전년 동기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올랐지만, 모듈 완제품을 제작하는
한화솔루션(009830)은 매출 증가에도 여전히 태양광 부문에서 손실을 봤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1분기 매출 2조9703억원, 영업이익 1579억원의 연결기준 실적을 28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3.5% 늘어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고, 영업익은 38.0% 감소했다. 전분기보다는 각각 0.2%와 87.4% 늘었다.
석유화학 사업이 태양광의 손실을 메꾸는 흐름은 여전히 이어졌다. 케미칼 부문은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24% 늘어 5481억원, 영업익은 1.1% 증가해 2576억원을 기록했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원료 가격 상승을 가성소다 등 주요 제품 가격 강세가 상쇄한 결과다.
태양광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23.6% 늘어난 9206억원, 영업손실은 1142억원으로 집계됐다. 물류비 상승과 폴리실리콘 등 주요 원자재 가격 급등의 여파가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1분기 매출 2조9703억원, 영업이익 1579억원의 연결 기준 실적을 28일 공시했다. 사진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차고에 설치된 한화솔루션의 ‘큐피크 듀오 블랙’ 태양광 모듈. (사진=한화솔루션)
OCI는 1분기 매출 1조61억원, 영업이익 1620억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보다 각각 75%, 245% 증가했다.
전분기보다는 1%, 26% 줄어들었다. 말레이시아 공장 대정비가 지역 코로나 확산과 원자재 수급 등으로 길어져 태양광용(SoG) 폴리실리콘 생산량과 판매량이 전분기보다 각각 44%, 40% 감소했기 때문이다. 폴리실리콘의 재료 메탈실리콘을 전분기에 구매했으나, 실제 입고에는 2개월이 소요돼 원가가 일부 상승한 영향도 있었다.
한화솔루션은 폴리실리콘을 안정적으로 구매해야 하고, OCI는 밀린 판매를 재개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날 양사의 장기 계약이 알려졌다.
OCI의 말레이시아 자회사인 OCIMSB는 한화솔루션에 오는 2024년 7월부터 2034년 6월까지 총 10년 동안 12억달러(약 1조4500억원) 규모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공급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다고 밝혔다. 이 금액은 OCI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의 45%에 해당한다.
이번 양해각서에 대해 OCI는 국내 태양광 대표기업인 OCI와 한화솔루션 간의 첫 번째 폴리실리콘 거래란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OCIMSB는 말레이시아의 친환경 수력발전을 통해 오는 6월 말 기준 연간 3만5000톤 규모의 저탄소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 중이다.
또 OCIMSB는 이번 양해각서 체결로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의 안정적인 판매처를 추가로 확보하게 됐다.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 고성장이 예상되는 'Low CFP(저탄소발자국)' 태양광 모듈 시장을 공략하는 한화솔루션도 안정적으로 저탄소 폴리실리콘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중국 폴리실리콘 경쟁사들의 경우 발전원으로 석탄을 주로 사용하는 데 비해 OCIMSB는 말레이시아의 친환경 수력발전을 통해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있다.
이우현 OCI 부회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태양광 기업인 한화솔루션과 폴리실리콘 장기공급 계약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게 돼 매우 기쁘다”며 “이번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판로를 개척해 지속 성장 중인 태양광 시장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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